(486) 축구「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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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중앙일보사가 축구중흥의 일환책으로 전국 국민교 축구대회와 아울러 농·어촌에 「볼」보내기 운동을 벌인다는 「뉴스」를 듣고 나는 축구인의 한사람으로 여간 기쁘게 생각지 않았다. 어느「스포츠」도 그 나름대로의 가치와 필요성이 있지만 축구같이 우리국민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스포츠」도 별로 없다.
축구는 일제 탄압때 일본을 항상 제압하여 우리민족의 울분을 발산시킬 수 있는 국기였고 축구를 통해서 우리는 민족의 우월감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에 와서는 어떤가? 일본등 외국이 급진적인 발전을 해왔는데 비해 우리는 상대적으로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있는 것이다.
그 까닭은 여러 이유중에 무엇보다도 축구가 과거처럼 국민, 특히 청소년 어린이들에게 뿌리를 박지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뒤늦은 느낌은 있지만 국민교 축구대회를 성대히 개최하고 농어촌 어린이들에게「볼」보내기 운동을 벌인다니 한국축구도 이제는 발전 궤도에 오를성 싶다.
특히 「볼」보내기 운동은 어렸을 적에 뒷골목이나 들에서 돌이나 실 또는 짚으로 만든 공을 가지고 놀던 기성세대에는 새로운 감흥을 주기도 한다.
축구중흥이란 거대한 목적을 의식하지 않더라도 우리국민 모두가 헐벗고 웃음을 잃은 농어촌 어린이들에게 단 한개의 축구「볼」이라도 갖게 해 준다면 어떨까!
이글을 쓰면서 벌써부터 방방곡곡에서 명랑한 어린이들의 웃음소리와 건강한 모습을 보는 듯하다.
그리고 나의 현역때 「아시아」를 휩쓴 「축구한국」의 「이미지」를 다시 볼 수 있는 것 같은 환상마저도 느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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