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흐느낀 사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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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단식농성을 나흘째 벌이던 서울대 법대생 43명이 4일하오 1시45분 이한기학장등 교수들의 간곡한 호소와 끈질긴 설득·협상끝에 스승의 팔에 매달려 대기중이던「스쿨·버스」2대에 나눠타고 귀가했다.
파리한 얼굴의 제자들을 부축해서 계단을 내려서는 교수들의 눈에는 이슬이 맺혔고,스승의 팔에 매달린 제자들도 『왜 우리는 이래야 합니까』 라면서 울부 짖었다.
○…이날 상오11시쯤 연4일째 단식농성중인 학생들이 도서관 옥상에 모여「마이크」로 개헌반대 가두방송을 한다는 보고를 받은 최문환총장은 이학장등 교수들과 농성학생 문제를협의했다.
그뒤「스쿨·버스」2대가 준비됐고 최종길 교수가 농성중인 도서관2층을 향해『집으로 돌아가라』고 흐느끼며 호소를 했다.
○…낮12시20분 학생회부회장 문모군(22·법학과3년)등 두학생이 학생대표로 최교수와 협상했으나 실패하자 교직원들이 몰려들어 학생들을 끌어내려 했다.
학생들도 스승의 애절한 호소에 눈물만 훔칠뿐 아무런 반항도 하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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