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최근 흑인 여성 장관을 오랑우탄에 비교하는 인종 차별 발언으로 파문이 일고 있다. 로베르토 칼데롤리 상원 부의장은 13일(현지시간) 한 정치 집회에서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태어난 첫 흑인 여성 장관 세실 키엥게(48)를 공개 비하했다.
이민 반대 정당인 북부연맹 당수이기도 한 칼레롤리 부의장은 “나는 곰과 늑대 같은 동물을 좋아한다”며 “하지만 키엥게 장관의 사진을 보면 오랑우탄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칼데롤리는 또 “키엥게 장관의 성공이 불법 이민자들을 부추겨 이탈리아로 오게 만든다”며 “그는 자기 나라의 장관이 됐어야 했다”고 말했다. 북부연맹의 또 다른 정치인은 지난달 페이스북에 “끔찍한 범죄를 당한 기분이 어떤지를 이해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키엥게 장관을 성폭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인종 차별 발언에 대해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엔리코 총리는 “도를 한참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잔피에로 달리아 공공행정장관도 “미국의 극우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KKK(Ku Klux Klan)를 떠올리게 한다”고 가세했다.
한경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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