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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의 시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미래를 내다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에디슨」이 백열전구를 발명했을때 영국의회는 특별위원회를 마련했는데 여기서 증언한 사람들은 전등에 의한 새 조명기술의 가능성을 믿지 못했었다.
비행기가 개발되기 시작했을 때에도 미국의 유명한 천문학자「사이먼·뉴컴」은 공기보다 무거운 것이 공중을 난다는 망상(?)을 『물리학적으로 논증하겠다』고 말했었다.
「라이트」형제의 실험비행이 성공한 것은 바로 그 다음해의 일이었다. 1956년에도 영국의 천문학자「리처드·윌리」박사는 우주비행이 허황된 꿈이라고 공언했었다. 「스푸트니크」의 발사는 그 다음해에 있었다.
누가 뭐래도 될것은 된다. 다만 한두 전문가의 공연한 주장으로 가능한 발전이 늦추어질 때 문제가 생긴다.
가령 1945년에 미국의회에서 ICBM의 개발이 논의됐을 때 「부슈」박사가 기술적으로 부가능하다고 증언한 때문에 미국의 「미사일」개발이 10년간이나 늦어졌다고 한다.
22일하오 세기항공의 「파이퍼·체로키」기가 추락하여 조창대의원등 5명이 참사했다. 지금까지 여섯 번 있었던 민항기사고중 가장 끔찍한 것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항공의 시대. 이번 사고로 민간항공이 위축되지나 않을까 염려된다.
그렇다고 또 유자격정비사도 없이 그저 민항로가 날로 늘어간다는 것만 대견스럽게 여길수는 없는 일이다.
「존·듀이」는 이런 얘기를 한적이 있다. 한대의 기선이 해상을 항행하고 있다. 물론 한척의 기선은 어디까지나 한척의 기선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기선이 항행하기에 이르기까지에는 아득한 옛날부터 오늘에 이르는 인간의 과학적, 기술적인 숨은 연구와 노력이 쌓여져서 비로소 가능해진 것이다.
그러니까 기선의 배후에 숨은 것들을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은 한척의 기선이 갖고있는 뜻을 똑바로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듀이」의 이 말은 비행기에도 해당된다. 한 두대의 비행기를 외국에서 사들여와서 아무 조종사만 태우면 곧 비행기가 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안전도에 대한 충분한 검사나 「서비스」도 없이 손님만 받는다고 곧 민간항공이 되는것은 더욱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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