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대북정책, 혈맹에서 국익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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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펑

“한국과 중국·미국 3국이 긴밀히 공조해야 북한의 핵 프로그램 포기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주펑(朱鋒·49) 베이징대 국제전략연구소 부소장 겸 교수는 “한·미·중이 한 목소리로 일관되게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면 북한도 결국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 교수는 동아시아 안보와 북핵, 미·중 관계 분야에서 중국 내 손꼽히는 학자. 12일 서울 청운동 동아시아재단(이사장 공로명) 주최 ‘중국의 새로운 리더십과 외교안보정책’ 세미나에 참석한 뒤 인터뷰에 응했다.

 주 교수는 “중국은 일관되게 한반도 비핵화를 주창해 왔다”며 “북한의 핵 프로그램 개발은 중국의 한반도 정책과 정면 배치되며 동아시아와 세계 평화에 위협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비핵화 이외에 안정·개방을 대북 정책 3대 기조로 삼고 있는데, 그동안 북한 안정에 지나치게 치중하다 보니 비핵화와 개방을 등한시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중국의 대북 정책은 올 초 시진핑 국가주석 등장 이후 엄청나게 변화하고 있다”며 “그동안 한국전쟁에서 함께 피를 흘린 혈맹이라며 무조건 북한편을 들었다면 최근엔 중국의 국가 이익이란 관점에서 북한을 생각하는 정상적 관계로 변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 주석은 전임자들과 달리 개인적인 관계를 중시하고, 대외 정책에서도 적극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으로 두 정상이 화학적 교감을 나눈 만큼 양국 정부가 이를 정책으로 구체화·극대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대중 정책도 중국 지도부의 달라진 스타일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주 교수는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중국 내에서도 결국 국력이 월등한 한국이 주도하는 통일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글·사진=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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