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8·8 재보선 격전지] 광주 북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8·8 광주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이 모두 비슷 비슷한 공약을 내걸면서 기대했던 정책대결과는 다른 양상으로 선거전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연일 30도를 웃도는 혹서기에 선거가 실시되면서 휴가철까지 겹침에 따라 유권자들의 반응마저 신통치 않아 각 후보 진영이 중반 이후 지지층 확산 등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후보들은 연일 특정후보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면서 자신과 특정후보와의 양자대결 구도로 몰고 가려는 전략을 구사하면서 상호비방 등 과열·혼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비슷한 공약=후보자 모두 전남도청 이전 반대와 광주역 존치, 광주교도소 이전 등을 한목소리로 공약하고 있다. 광주경제활성화, 지하철 부채해결 등 광주시의 재정 건전화도 대부분의 후보들이 주장하고 있다.

정치개혁, 부패청산,정권창출도 후보들의 단골 메뉴다. 후보자들은 비슷비슷한 공약을 제시하면서 '어떻게' 하겠다는 방법보다는 '나만이 할 수 있다'는 식의 인물자랑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양상이다. 선거 관계자들은 이쯤되면 유권자들이 헷갈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28일 광주효동초등학교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에서도 이같은 양상을 재연됐다. 이런 탓인지 이날 참석한 1천500여명의 유권자들은 정책공약 제시보다는 각 후보들이 목청껏 외치는 상대후보에 대한 비방에 더 박수를 보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냉랭한 유권자=첫 합동연설회장에 상당수 유권자들이 몰리긴 했으나, 대부분의 유권자들은 이번 보선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0일 이후 선거공보물이 각 가정에 배달되면 다른 양상을 보일지 알 수 없지만 각 후보진영은 무더위에 휴가철까지 겹쳐 유권자 만나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문흥동 청소년 수련관, 두암동 고가다리 밑 등 저녁시간 더위를 피해 주민들이 즐겨찾는 '야간 피서지'를 연일 찾고 있지만 반응이 신통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 유권자들이 밀집한 아파트 단지일수록 선거 무관심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것이 후보진영에서 반응이다.

◇후보 비방=5명의 후보들은 유권자 반응이 냉랭해지면서, 특정후보와의 양자대결 구도를 만드는 것이 중반 이후 선거전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인지 첫 합동유세에서부터 후보비방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나라당 박영구, 무소속 강기정· 변 형·이준수 등 4명의 후보들은 유세에서 “철새 정치인이다” “광주지역 주민등록에 잉크도 적시지 않았다” “부패 정치인이다” 등의 말을 써가며 민주당 김상현 후보를 공격했다.

특히 강기정 후보의 경우 선관위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배달될 선거 공보물에 “거목을 찾다 보면 고목을 찾게 된다”“DJ가 미우면 전두환과도 손잡는다?”“총선시민연대 낙천·낙선 대상자”등 정책공약 제시보다는 특정후보를 집중공격하는데 상당한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김상현 후보는 이를 감안한 듯 다른 후보들에 앞서 행한 유세에서 '돼지의 눈으로 보면 돼지가 보이고, 부처의 눈으로 보면 부처가 보인다'는 무학대사의 법어를 인용하는 등 점잖은 대응을 택하는 모습이다.

(광주일보 제공)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