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바퀴 맴도는 개헌문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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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유진오 신민당 총재는 며칠간 별러오던 「중대결단」의 표시로 7일 박정희대통령에게 학생 「데모」와 개헌문제에 관한 공한을 보냈다. 10여일전 학생 시위가 일어나고 국회에서 여야대립이 격심하자 당간부들에게 시국전반에 관한 소신을 밝혀야겠다고 말한 유총재는 그동안 송원영대변인과 사태추이를 검토하다가 국회운영이 정상화되자 서한에 담을 내용을 좀 줄였다는 것.
당초 유총재는 국회가 파국에 이를 때는 시국수습을 위해 박대통령을 직접 면담할 생각도 했었다는데 유총재는 앞으로 서울강연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개헌문제에 관해 그의 강경한 자세를 보이기로 했다고.
공한에서 유총재는 『미국에서도 대통령은 행정수반 일뿐 아니라 입법수반이라는 것이 학자들의 분석』이라고 소개하면서 개헌문제에 명백한 태도를 보이지 앉는 각료들을 비난했다.
○…신민당에 의해 추급되고있는 개헌질의는 6일 재개된 예결위에서도 불꽃을 튀기어 김대중의원(신민) 과 정일권총리는 일문일답의 논전을 폈다. 대충 간추리면…
김의원,『자유당 때의 개헌을 잘했다고 보는가. 개헌에 대한 총리의 의사를 명백히 밝히라.』
정총리, 『그 당시 외국에 있었기 때문에 무어라 말할 수 없다. 개헌에 대한 찬반문제는 신중히 생각하고 있다.』
김의원,『찬반의사를 몇 달이나 두고 생각하는가. 박대통령에게 개헌을 할것인지, 안할것인지를 명백히 하도록 진언할 용의는 없는가.』
정총리 (피우던 담배를 끄고), 『국무위원 중에도 개헌을 찬성하는 사람이 있고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 공화당은 당론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반대 의사가 많으면 발의하지 않을수도 있다.』
○…각 상위활동 중 원내전략을 두고 신민당은 뚜렷한 기준이 없어 갈팡질팡.
공화당은 8일 추경예산본회의상정, 9일 의장단선거, 10일 경제입법처리라는 「스케줄」을 짜놓고 상위활동도 서두를 작정인데, 신민당은 상임위출석여부를 놓고 아직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김영삼 신민당총무는 『장관들이 예결위에 나와 있으니 어떻게 상위를 하겠느냐』고 했으나, 김은하 부총무는 『상위에 참석하지 않겠다』 는 것이고 편용호 부총무는 『상위에 참석은 해야할 것이 아니냐』면서 재경위에 참석하는 등 총무들끼리도 약간의 혼선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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