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실력에 도전하는 「중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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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아홉살짜리 어린이가 시골중학교2년「배지」를 달고 3학년에 전학시켜달라고 17일 서울시교육위에 진정했다.
낳은지 8년9개월의 박철우군은 충남둔포중학2년생.이날 박군은 어머니 김도수씨 (41) 를따라교육위 중등과에 나타나 『서울학생들이 공부를 잘한다고 들었는데 얼마나 잘하는지 한번 경쟁을 해보고싶다』 고 또렷하게말했다.나이로 치면 국민교3학년밖에 되지않는 박군은 국민교과정을 2년만에 마쳤다.
박군은 지난3월 둔포중학교에 시험을치러 합격했으나 등교 13일만에『배울것이 없다』 고 학교에 나가질 않았다.
중학교 1년과정에서나오는 영어·수학등이 모두 시시하다는것이었다.박군을 달래다 못한 아버지 박희준씨 (60·둔포의원장·충남아산군둔포면둔포리) 는 학교측과 협의,1년과정의 시험에 합격하면 진급시킨다는 조건으로 허락을 받았다.
시험을 무난히 치르고2년에 월반한 박군은 3개월이 지난 요즘에 와서는 또 『배울것이없다』고 등교하지않는다고. 신동을 맞은 교육위 황철수중등과장은 우선 박군에게 시험문제를 주고 어머니 김씨로부터 박군의 성장과정을 신기한듯 자세히 들었다. 박군은 낳으면서부터다른애와 달랐단다.
출생 5개월만에 대소변을 가리는가 하면 장난감을 찾기시작했다.수도의대 산부인과 출신인 김여인은 박군을 유별나게 신경을 써가며 양육했다.1년만에 웬만한말은 거의다 하는가하면 걷기시작 하면서부터 만화가게만을 찾았다.만4세때는 벌써 한글을 「마스터」했다.당시의정부에 살던 박군부모는 근처 중앙국민교에 가서 취학시켜달라고 간청했으나 안되었다.박군이 겨우 입학하게된때는 6세때.등교20일만에 학교가길 거절했다.학교에 가라고 매를 때리면밥을 굶은채 드러누웠다.
박군의 요구는 월반을 시켜달라는것. 박군은 그해여름 3년으로 뛰었고 작년여름엔 5년 이렇게해 지난3윌엔 국민교를 졸업했다.장학사가 출제한 어려운 영어문제를 풀던 박군은 황과장이『실력은 우수하나 전입학 문제는좀더고려해야겠다』 고 말하자 벌떡일어나『제발 제소원을 풀어달라』 고 황과장의 옷소매를 붙잡고 매달리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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