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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태우던 기업들 안도 … "재발방지 보장 받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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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6일부터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사무실에 모여 남북회담 상황을 체크하던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 20여 명은 회담이 매번 10~20분 만에 잇따라 종료되자 “이번에도 성과 없이 끝나는 것 아니냐”며 하루종일 좌불안석이었다. 일부 기업인들은 휴대전화로 통일부에 회담 상황을 물어보기 위해 전화를 걸기도 했다.

 그러다 7일 새벽 4시5분쯤 남북 당국 간 합의문이 발표되자 긴장을 풀고 안도했다. 유창근 개성공단 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오랜 기다림 끝에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들 환영하고 있다”며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제 방북 준비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1차로 20~30명 규모의 방북단을 구성해 설비 점검·정비를 진행할 예정이다. 10일 방북단은 기계·정밀 업체를 중심으로 생산라인이 습기 등으로 망가지는 손실을 입지 않도록 체크하는 사전조사단의 성격을 띨 것으로 보이다. 한재권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일단 개성에 가봐야 향후 설비팀 규모를 어떻게 꾸릴지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일부 업체들은 공단이 곧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이탈된 거래선을 복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문창섭 삼덕통상(섬유업체) 대표는 “당장 오늘 본사 임직원을 소집해 공장 재가동 준비를 하고, 바이어들을 접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기섭 SNG(의류업체) 사장도 “제일 우려되는 것이 거래처를 되돌리는 문제”라면서 “8월 이전에 공단이 정상화되지 못하면 내년도 계약을 포기해야 한다”고 했다.

 입주 기업인들은 10일로 예정된 후속 회담에서 재발 방지에 대한 확실한 해답을 얻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옥성석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거래처가 개성공단 기업에 확신을 갖게 할 안전핀을 마련하려면 재발 방지에 대한 보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이 다시 개성공단을 볼모로 삼지 않도록 정경분리 원칙을 못 박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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