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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병상련' 삼성·애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라이벌인 삼성과 애플이 동병상련의 처지가 됐다. 지난 1분기 애플의 순익 급감에 이어 2분기 삼성전자의 실적도 예상에 미치지 못하자, 고가 스마트폰 시장의 앞날에 대한 문제 제기가 본격화했다. 각각 ‘갤럭시’와 ‘아이폰’ 시리즈로 시장을 양분해 온 이들은 스마트TV나 스마트시계 같은 분야에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미국과 서유럽의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며 “애플·삼성전자·HTC가 모두 매출 둔화에 시달린다”고 보도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마트폰의 성공이 삼성의 가장 큰 문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삼성전자 이익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스마트폰의 이익이 지속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매는 애플이 먼저 맞았다. 애플은 지난해 9월 아이폰5를 내놓은 후 ‘혁신적이지 않다’는 반응 때문에 도리어 주가가 하락했다. 올해 초 아이폰5 부품 납품업체들의 실적이 부진하자 애플 주가는 400달러 아래로 내려갔고, 실제 애플의 1분기 순익은 전년보다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상황은 삼성에서 재현됐다. 지난 4월 삼성은 스마트폰 갤럭시S4를 출시했지만 지난달 JP모건은 “갤럭시S4 판매가 둔화됐다”는 보고서를 냈고, 회사 주가는 하루 만에 6% 넘게 하락했다.

 이날 뉴욕타임스는 “삼성전자는 애플과 동일한 문제에 봉착했다”며 “전 세계에서 비싼 스마트폰을 살 여력이 있는 사람은 이미 다 구입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나 ZTE 같은 중국계 저가 스마트폰 업체의 약진도 위협적이다.

 애플은 스마트 시계 ‘아이워치’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간) 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은 멕시코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애플은 ‘중대한 다음 방향(next big direction)’을 위해 잠시 쉬어 가는 중”이라며 “손목 위의 아이폰으로 대화도 하고 음악도 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최근 스마트TV와 콘텐트 분야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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