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 개인들의 사학연금 보험료(개인부담금) 등을 대신 내준 44개 사립대 명단이 발표되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들 대학은 등록금이 주 수입원인 교비회계 등에서 2080억원을 유용하다 교육부에 적발됐다. <본지 7월 6일자 1면>본지>
대납액이 524억원으로 가장 많았던 연세대 학생들에게서 특히 성토의 목소리가 높았다. 7일 연세대 인터넷 커뮤니티 ‘세연넷’에는 비판 글이 잇따랐다. 학생들은 “전체의 4분의 1을 우리 학교가 횡령하다니…, 이 돈이면 학교 건물이 몇 채가 올라가나요” “등록금이 비싸다 싶어도 양질의 교육을 위한 것이라고 참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소송을 통해 추징해야 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고은천(23) 연세대 총학생회장은 “상황을 파악한 뒤 반환이나 보상 등 조치를 학교에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수들의 자성과 비판도 이어졌다. 권대봉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는 “대학이 원칙을 어긴 것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고 말했다. 왕상한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트위터에 “연세대가 524억원으로 1등. 더 큰 문제는 이 돈을 환수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교육부 입장”이라고 올렸다.
문제가 된 학교 측의 반응은 달랐다. 연세대 한정호 대외협력처장은 “교육부가 발표한 524억원 중 교비회계에서 나간 것은 270억원이며 교비회계 중 등록금은 60% 이하”라고 설명했다. 한 처장은 또 “교직원들이 학교에서 지급받은 수당에 소득세를 내고 사학연금 본인부담금을 낸 만큼 학교가 대납을 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교직원 개인이 낼 돈을 대학이 부담했다면 대납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민경원·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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