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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여성 「다수」에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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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사이공=이방훈 특파원】전쟁하는 나라에 여자가 많다는 말에 예외 없이 「사이공」에도 남자보다 여자가 훨씬 많다. 여자가 많은 사회속에서의 남자들의 여성관, 결혼관 또 수적으로 주도권을 잡고있는 여자들의 대 남성결혼관을 한 통계자료에서 잡아봤다.
최근 발표된 「사이공」시청 통계국의 한 자료에 의하면 68년 「사이공」시의 18세에서 28세까지의 여성이 10만9천명인데 비해 25세에서 35세까지 남성이 7만5천명이다. 거의 2대1의 비율을 나타내고있다.
이중 홀아비가 1만1천명이었고, 과부가 6만6천명이었다. 결혼에 경험이 있는 남녀의 비율은 6대1애 가깝다.
20여년을 끄는 지루한 전쟁으로 인해 25세에서 35세까지의 장점은 거의 군에 입대하여 「사이공」시뿐만 아니라 월남전국에 걸쳐 여자의 수가 남자보다 많음은 당연한 이치라 하겠다. 그러나 재미나는 것은 전쟁으로 인해 월남 젊은 남녀들의 결혼관이 변해 가고있다는 사실이다. 과거월남에서는 남녀18세만 되면 결혼한다는 관습이 있었다. 이러한 관습이 점차 타파되어 남녀의 결혼 「모럴」도 변천되어가고 있다.
이 통계에 의하면 18세에서 25세까지의 남녀의 85%가 미혼이었다. 「사이공」어떤 공장을 예를 들면 결혼적령기남녀1백명 중 30명이 미혼이었고 여자의 경우 50%가 독신이었다.
왜 이들은 조혼이 성행하는 풍토에서 결혼적령기를 놓치고 있는가-먼저 남자의 변을 들어본다. 첫째, 군에 가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아내를 과부로 만들기 싫다. 둘째, 결혼비용이 너무 비싸다. 월남에서의 결혼비용은 최저15만「피애스터」가 든다.
따라서 남성들의 결혼개념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하겠다.
과거 월남에서는 결혼하는데 4개의 미덕을 찾았다.
첫째, 여자는 가정을 돌보고 가꾸는 기교를 지녀야한다. 둘째, 여자는 용모가 단정해야한다. 셋째, 여자는 언어가 공손해야한다.
넷째, 여자는 행동에 절도가 있어야 한다로 되어있다. 남성들은 이러한 네 가지 조건을 갖춘 여성을 그리며 찾아 결혼상대자로 정했던 것이다.
그러나 현대의 남성은 이러한 월남고유의 여성미를 굳이 찾지 앉는다는 것. 부덕도 좋지만 각박한 전쟁생리를 우선 극복해야 한다는 실용주의적 사상이 지배적이라 하겠다. 즉 여성고유의 미에 앞서 경제적인 생활여건을 고려하여 결혼상대자의 직업이나 지참금을 노리고 있다. 결혼비용의 충당, 그후의 생활기반을 결혼의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다. 반면 여성들은 그들의 자연특권인 성의 미와 덕(Fair sex)을 잃고 우선 결혼하고 보자는 식으로 그들의 특권을 낮은 조건으로 대치한다. 즉 결혼비용이 없어도 좋다. 결혼식을 간략히 거행해도 좋다. 심지어는 번잡한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도 동거할 수 있다는 정도다. 따라서 여성들은 가장 고귀한 그들의 생의 반려자를 성급히 고르는 경향이 있다.
그결과 소수는 행복할는지 모르지만 대부분 결혼 후 불행해진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이혼율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68년 「사이공」시만 해도 3천 건의 이혼 「케이스」가 재판소에 제기되었었다. 결혼을 천직으로 알던 월남여성들의 전통적 사고방식이 무너지고 있다. 전쟁터의 부작용인지, 서구의 현대사조가 밀어닥쳐 여성권리를 되찾는 개화의 물결인지는 분간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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