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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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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세계의 과학자들은 우주경쟁에서 미국쪽의 「판정승」을 선언하고 있다. 인류 문화사상 가장「쇼킹」한 사건이었던 소련의 「스푸트닉」(57년10월4일)은 결국 하나의 「정신」으로 남게 되었다.
소련이 당초에 「스푸트닉」을 쏘아 올린 것은 「과학기술+알파」를 노리고 있었다. 그 「알파」란 이른바 미소정상회담에서 소련의 정신력을 과시하려는 그것이기도 했다. 하긴 미국의 「쇼크」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전후, 후기의 신세대를 상징(?) 하는 「비트니크」의「니크」라는 말도 바로 그 「스푸트니크」의 어미자를 딴것이라는 말도 있었다.
그 당시 미국이 참패를 한데는 이유가 있다. 소련은 이미 그때 대형 수소폭탄을 개발하고 있었다. 이 폭탄은 운반수단이 뒤따라야한다. 그것이 이른바 「로키트」인 것이다. 미국은 이때 소규모 수폭밖에는 개발하지 못했었다. 마라서「로키트」도 소형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보다 큰 문제는 미국은 해군·공군에서 전연 별개의 기술로 따로따로 「로키트」를 개발하고 있었던 사실이다. 후에 이것은 하나의 물리적인 파벌로까지 조성되었다. 이들의 머리 위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스푸트닉」이다.
그때서야 정신이 든 미국은 NASA라는 일원 기구를 만들고 자유산업쪽에 문호를 개방했다. 오늘날 자유개발엔 무려 2만여개의 민간산업에서 40여만명의 기술자(「테크니시언」과「엔지니어」)가 참여하고 있다. 이것은 기술개발의 「뎀포」를 재촉하는데는 더없는 촉진제이다. 우주선 뒤에는 자유산업들의 고심참담한 경쟁과 혈전이 점철되어 있다. 이것은 바로 돈을 버는 절박한 문제가 관련되는 것이다. 미국은 그 동안 우주개발에서 무려 2천5백여종의 신발명을 기록하고 있다.
「결정타」는 추진력이다. 오늘날 미국쪽의 그것은 4천t에 이른다. 소련이 쓴잔을 들게 된것은 그쪽의 실력이 불과 1천5백t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비유를 하자면 미국은 단숨에 달까지 가는데, 소련은 이른바 「우주정거강」방식에 의해 쉬엄쉬엄 가는 것이다. 말하자면 미국의 승리는 자유산업의 승리이기도 한 것이다.『여러분, 오늘의 영광은 이「스페이스· 맨」(우주인) 뒤에 숨은 자유의 기술자들에게 돌립시다.』 고「케네디」대통령은 TV앞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소련의 입맛을 쓰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바로 이사실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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