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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데이터로 본 강남] 유학원의 메카 종로에서 강남역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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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을 알선하는 전국 유학원의 3분의 1은 서울 강남·서초구에 몰려 있다. 주로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일대에 몰려 있는데, 조기유학 전문 업체는 압구정동과 청담동에도 둥지를 틀고 있다.

 현대카드가 전국 790개 유학원 가맹점 분포를 분석한 결과다. 이를 보면 전국 유학원 54.7%가 서울에 있다. 좀 더 세분화하면 강남구와 서초구에 각각 20.4%, 12.4%가 있다. 그 다음으론 종로구(7.2%)에 많았다. 유학닷컴 홍지윤 실장은 “10여 년 전만 해도 대사관과 가깝고 어학 학원이 밀집해 있는 종로가 유학원의 메카였다”며 “하지만 경제력 있는 사람이 모여 사는 강남의 사회경제적 비중이 커지면서 유학원도 점차 강남으로 옮겨갔다”고 설명했다. 서울에 이어 경기도(14.3%), 부산(5.7%), 대전(3.9%), 대구(3.8%) 순으로 유학원이 많았다.

 현대카드가 올 5월까지 최근 1년간 전국 유학원에서 카드로 결제한 1273명의 지출 현황을 분석했더니 서울 거주자의 비중이 전체 유학원 매출의 36.4%를 차지했다. 경기도 지역 거주자가 27.6%로 뒤를 이었다. 서울을 구별로 살펴보면 역시 강남구(7.5%)와 서초구(6.1%)의 비중이 컸다. 그만큼 유학을 많이 보낸다는 얘기다. 여의도가 포함된 영등포구(3.3%)와 강동구(2.5%), 송파구(2.1%), 광진구(2%), 노원구(1.8%), 양천구(1.6%)가 뒤를 이었다. 현대카드 홍경완 고객리텐션팀장은 “강남에선 대치동·도곡동·양재동 등에 사는 회원들의 유학원 지출액이 많았다”고 말했다.

 1인당 연간 유학원 지출액은 강남 3구 주민이 104만3192원으로 나머지 지역(82만5671원)에 비해 많았다. 직업별로는 의사·약사·변호사·회계사·외국계컨설팅업체 종사자 등 전문직(107만4171원), 일반 직장인(93만4259원), 자영업(64만793원), 기타 직업(77만3501원) 순이었다. 홍 실장은 “현지 학비·숙소비·생활비 같은 큰 금액은 현금으로 송금하고 유학원에선 수수료 정도를 카드로 결제하기 때문에 유학원의 카드 매출은 크지 않다”며 “그러나 특정 지역의 유학원 매출 비중이 클수록 그만큼 유학을 많이 보내는 곳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령별로는 전체 유학원 결제액의 63%를 40대 회원이 냈다. 50대 이상은 17%, 30대는 16%, 20대는 3%였다. 성별 분포를 보면 20~30대는 남녀가 비슷한 반면, 40대부터는 남성 지출(40대 64%, 50대 이상 70%)이 많아진다. 홍 팀장은 “20~30대는 본인이 유학 가는 경우가 많아 남녀 차이가 적다”며 “40대 이상은 가장인 아버지가 자녀의 유학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과 경기도에 이어 지방에선 대구(11.7%) 거주자의 유학원 매출이 단연 높았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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