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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권부의암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작년10월 「파리」회담미국측 수석대표였던 「해리먼」대사와 월맹대표단의감독역인 월맹공산당정치국간부 「레·둑·토」간에 비밀합의가 이루어졌다.
따라서 미국의 북폭은 중지되어 「파리」회담은 월남과 「베트콩」대표를 포함한 확대정치협상으로 발전했다.

<전쟁불리로 발단>
그러나 비밀합의에따라월맹측이 상응조처로 취해야할 3개묵계조항은 아직 하나도 실행되고있지않다. 아니 실행은 커녕 전투는 날로 확대되어가는 느낌이다.
이문제에대한 해답은 월맹국내사정, 특히 월맹의모든생활면을 관리하고있는 노동당 (공산당) 내의사정에 달려있다.
전쟁이 공산측에 유리하게 진전하고 있을 동안은 내부분열, 또는 우려할만한 사태는 전혀없었으며 지난 1965년초까지도 그러했다.
그무렵 미국이 월맹폭격을 시작하여 월남에 대군을 파견, 전투에 참가시켰다. 그때부터 공산측은 한번도 군사적승리를 거두지 못했을뿐만아니라 사상자수나 지배지역면에서도 큰손해를 입었다.
작년2월의 구정공세나5월과 8월의 공세도 비참한 실패로 끝났다. 또 북폭으로 교통·생산·당의 지배는 저해되었다.

<월남안정에 불안>
이와는 달리 월남에 있어서는 이전의 무법·무정부상태는 자취를 감추었고 정계는 안정되어가고있다. 정부도 지위를 강화하고 국민생활에의 지배권을 증가시키고있어 모든것이 공산측에 불리할뿐이다.
월맹 공산당 지도자들은 이같은 실패의 이유로 노동당이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이데올로기」를 포기하고 비공산정부나 똑같은 상황아래서 현실주의적형태로 투쟁한점이 많았다는 결논에 도달했다.
전쟁과 당무수행책임자는 당중앙위제1서기 「레·듀안」인데 만약 이 결논대로라면 그책임은「레·듀안」이 져야 한다. 「촌·친」이나 「레·둑·토」등 저명한 지도자들의연설이나 논문은「레·듀안」과 그부하들을 신랄히 비판하고 극히 중대한 비난까지 하고있다.

<전쟁방법 엇갈려>
「촌·친」은 월남에서는군사투쟁이 우선되고 정치투쟁은 없다 시피되어있고, 공산군은 적과 똑같은 방법으로 싸우고있는 경우가 많다고 비난했다. 또 「레·둑·토」는당체질자체에 큰 결함이있어 오늘날의 불행한 사태는 그당연한 귀결이라고 비판하면서 당내에 『사리사욕에 허덕이고있다』『부패 타락하고 있다』『권역을 잡으려고 발광하고있다』 『자기만족에 취하고있다』등등 7개대죄가 퍼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들 비판자들은 월맹이승리하려면정통의「마르크스·레닌」주의의길로되돌아가야한다고 주장한다. 또 그들은 월남에서의 완전한 전략변경을 요구한다. 즉 대규모적인 공세나 정공법을 지양하고 모택동이론의 「장기혁명전」을 주장하는한편 그중점을 정치투쟁에두고 정치목적을달성하기위해서만 군사작전을 벌여야한다고 내세운다.

<모이론 찬반논쟁>
국제면에서는 정치적 지혜로 적을 몰아내고 해외선전활동을강화하여 「파리」회담을 그늘이 원하는 해결안이 나오도록 이용하여 이 모든것을 실현하지 않으면 승리할수 없다고 단언하고있다.
반면에 「레·듀안」은 이를반대하고있다. 「베트콩」을 대폭 증강, 현대무기로무장해야하며 모이론은중국본토에서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월남사태는 중공의 경우와 전혀 다르고다른 전법을 필요로하고있다고주장하고있어 이두파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움직이고있는 사실을 말해주고있다.

<두파 폭발점까지>
특히 주목할 것은 「촌·친」과 「레·둑·토」파는 월남에 「평화내각」설치를 주장하여 정치적압력을 가하려는데 반해「레·듀안」파는 여전히대공세를 앞세우고 월남안에있는 공산군의 병력과 장비를 증강할때까지「파리」회담을 지연시킴으로써 군사적우위가 뚜렷해질때 정치협상이 성공할수있는것으로 믿고있다.
이 두 대립파의 어느쪽이 옳은지는 문제가 안된다. 가장 중요한 일은당내항쟁이 점차 격화하여 노동당내부에 아마도중공식 문화혁명에 흡사한 큰분열이 일어날 가능성이 극히 현실적으로 되어가고 있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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