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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피해자의 심리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원폭피해자의 심리를 분석하여 핵무기가 인간의 마음을 얼마나 파괴하였나를 조사해낸 미국의 신간『살아있는죽음』(Death in Life)이 최근 전 미국 출판상을 받았다. 저자는 「예일」대학정신병학교수 「로버트·J·립튼」교수, 심리학과 역사학의 수법을써서 「아시아」문제에 관한 몇권의 저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립튼」교수는 원폭피해자에 관한 조사를위해 일본의 광도와 장기에 수년 체재하였고,각계에 걸쳐 75명의 피해자를 직접 면접함으로써 그심리적 영향을 총괄해 집계하였다. 그결과
「언제까지나 계속되는 심리적갈등」「대미감정」「문학·예술에 있어서의 창조적 반응」「자기와 세계와의 관계」「나찌강제 수용소 생존자와의 비교」등 12장5백55면의 방대한 분석과 해석을 시도하였다.
이책에 의하면 원폭생존자들은 스스로 사자와 동일시하고 있음을 보여주고있다.『나는죽는줄 알았다. 나는 죽을 수밖에 없었다. 실제가 죽었었다. 정말로 살아있는게 아니다. 만약살아있다해도 그건 불순한것이다. 생명을 긍정하는 행동은 불순한 일이며 죽은자에대한 모독이다. 죽은자만이 순수하다…….』
「립튼」교수는 또「나찌」수용소 생존자와 비교하여『피폭자를 억누르는 죽음의 낙인은원폭증으로 죽은 이들에대한 죄의식때문에 한층복잡하다』고 말하면서 현대는 불안의 시대가 아니요,정신적 위축의시대라고 결론짓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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