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수리강의 총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우수리」강 중류의 한 무인도에선 요즘 걸핏하면 총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소련이나 중공은 저마다 상대방에서 먼저 총질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누가 도발자인지는 분간할수 없다.
「우수리」강은 소련령 연해주와 중공 동북지구사이에 흐르는 강이다. 광대무변한 황야를 유유히 흐르는 이강은 폭이 무려 3백미터나 된다. 이강을 끼고「시베리아」서 시작된 철로가 질주한다. 이 철도는 극동 최대의 군항인「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유일한 보급로이기도하다. 소련이 한사코 이강을 수비하려는데는 그런 절박한 이유가 있는것이다.
이번 총격전이 벌어진 무인도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두개의 이름을 갖고있다. 하나는 소련식지명으로 「다만스키」도, 다른하나는 중국식으로「첸파오」(진보도). 국제법으로는 두나라가 강을 끼고 있을때는 그강의 중심을 국경선으로 친다. 강속에 섬이 있고, 그섬의 국적이 분명한 경우는, 그섬에서 상대방의 강안중간을 국경선으로 긋는것이 국제법의 통례이다.
이번「다만스키」섬은 지형이 묘해서 그렇게 두붓모를 자르듯하기가 힘든 모양이다. 이섬은 원래 중국쪽에 붙은 반도였다. 그러나「우수리」강이 L자형으로 꺽어지면서 물결에 휩쓸려 두동강이 나고 말았다.
3월14일자「타임」지(미국주간지)에 의하면 소련은 「차르·알렉산더」2세때, 이섬을 불평등조약에 따라 소련령으로 만들었다.「다만스키」의 중소분쟁은 역사적과정에서 거의「숙명화」하여 버렸다.
이런 섬이 중소의 경계선이 되고있는 「아무르」강에 무려1천3백여개나 된다고 한다. 그섬들마다 이해가 얽히고 보면 중소의 강건너 싸움은 그칠날이 없을 것이다. 60년대에 접어들어 중소의 밀월시대가 가시자, 그섬들은 저마다 고개를 들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전략적으로 보면 그분쟁은 확대될수 없다고 한다. 4월이면 강은 해빙이 되고. 그때부터「몬순」계절풍이 불어 밤낮 비가 오락가락하는 모양이다. 땅이 질기로는 이루말할 수없다.
군수품의 보급은 절망적이다. 이런 조건에서 전쟁은 상상할수 없는것이다.
필경은 소련지도체제의 불안, 중공의 소위 「문화혁명」후 구전대회(제9회전국대의원대회)의 분위기조성등 서로「벙어리냉가슴」을 다스리는 정치적 꿍꿍이 속이 있는것같다. 우리는굿이나 보며 실소를 금치못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