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 녹음으로 장송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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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고 일석 변영태옹이 고전음악의 애호가였다는 사실은 그렇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병상에 눕기 2년전부터 동양FM의 애청자였던 그는 「강일석」이란 가명으로 FM음악 신청곡 담당자에게 전화로 1주일에 두세번씩 「클래식」음악을 신청해왔다.
전화로 음악을 신청하면서 그는 FM음악 담당자와도 친근해져『집으로 놀러오라』고 하기도 했다.
전화의 주인이「강일석」씨가 아닌 「변영태」씨로 밝혀진 작년 11월 FM방송의 두PD가 그룰 찾았을 때 건강이 좋았던 일석은 이들과 고전음악 전반에 걸쳐 두세시간 동안 열을 올려 얘기하기도 했다.
일석은 「클래식」음악 가운데도 「바흐」와 「헨델」의 작품을 특히 좋아했으며 FM수신기를 통해서 흘러나오는 좋은 곡들을 손수 녹음해서 듣기도 했다.
그의 유족들은 일석이 FM음악의 애청자이고 고전음악의 애호가였던 점을 잊지않고 동양FM방송의 도움으로 「베버」작곡 『마탄의 사수』의 서곡에서 「혼」독주부분을 녹음, 14일 장례식에서 장송음악으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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