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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속에서 잠자다 날벼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설악산=임시취재반】「히말라야」등반의 꿈을 안고 설악산에서 훈련중 실종됐던 한국한악회 등반대원 10명은 실종죈지 16일만인 1일 하오 합동수색대에 의해 시체2구가 발굴되어 「텐트」속에 잠들었다가 눈사태에 횝쓸려 전원 사망하였음이 확인되었다.
이날 비보를 전해들은 김종철군의 아버지 김치근씨 (48· 유진통사사장)는 「스노우·홀」(설동)에라도 피해 혹시 살아있을까하고 기대했었는데…』하며 흐느꼈다.
4남매중 장남인 김군은 삼선고교를 졸업한 뒤 1년 재수하는 동안 등산을 하기 시작했다.그안 한라산·지리산등 국내의 험준한 「코스」를 거의다 답사했다 한다. 김군의 동생 종식군(17)은 자기 형이 설악산으로 떠나기 전에『눈이 많이와서 변을 당할까 두렵다』고 예언비숫한 말을 했었는데 그말이 맞은 모양이라며 울음을 떠뜨렸다. 김군의 방에는 산에대한사진이 가득 붙어있었다.
이날 수색대가 부서진 3인용 「텐트」를 발견, 한쪽을 들추자 평온한 표정을 띠운채 숨져있는 김종제군(21·연세대 수학과2년)의 시체가 나왔다. 조난대원 10명중 처음으로 군·경·민합동수색대에 의해 16일동안 묻혔던 눈더미에서 빠져나오자 동료를 구하려고 기다렸던 한국산악회 회원들이 모두 울음을 터뜨렸다.
곧이어 두시체는 한국산악회원들에 의해 산악회 깃발로 덮여졌고 수색대가 신흥사에 마련한 시체봉안소에 안치됐다.
수색대원들온 1백미터 빙폭아래쪽 80미터 지점에서 60여군데를 파보다가 처음 김군의 시체를 발견, 수색대원들이 8미터 아래까지 파내려 가다가 부러진 천막기둥과 천을 발견한 것이 12시40분, 순간 대윈들은 초긴장,『여기있다』고 고함을 질렀다. 다른곳을 파고있던 대원들이 한꺼번에 몰려왔으나 천막밑에서 잠옷바람으로 큰대자형의 김종철군의 모습을 보고 발견한 기쁨보다 슬픔에 사로잡혔다. 수색대는 이날 상오10시50분 「아이스·하겐」11개, 톱 2개, 무전기1대, 물통 1개, 성냥2갑, 뻰찌 1개를 찾아내어 조난대원들이 천막부근에서 멀리밀려나지 않았으며 천막속 「슬리핑·백」속에 들어가 잠자다가 눈사태를 만나 모두 사망한 것으로 단정했다.
또 수색대는 이날 상오9시30분 조난대원 임경식씨(29)의 실피1켤레를 비롯 무전기 「안테나」,「스킨」용 「스틱」과 등산용지게, 빵9개, 「코피」2통, 과자3개. 휴지2통. 「버터」가든 상자1개, 지팡이1개를 눈속에서 발견, 환성을 올렸다.
수색대는 지난 28일 하오3시30분쯤 1백미터 빙폭의「자일」이 걸려있던 곳의 북쪽70미터지점에서 용변흔적과 휴지를 발견한데 용기를 얻어 1일에도 아침9시부터 발굴작업을 계속한끝에 30분만에 용변혼적이 발견된곳에서 북쪽 (천불동계곡쪽) 30미터지점에서 조난대원의 유품을 처음으로 찾아낸 것이다.
이날 아침 천불동계곡의 일출시간과 동시에 작업에 나선 수색대는 30분후 1백미터 빙폭북폭 1백미터지점 깊이8미터의 눈더미 속에서「임경식」이라고 「사인·펜」으로 안쪽에 쓰인실피한짝을 발견. 대원들은 「찾았다!』 고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곧이어 수색대는 같은 곳에서 길이2·5미터의 ANPRCI10 무전기의「안티나」를 얼어붙은 눈더미속에서 찾아냈고 상오10시25분 「스키」용 「스틱」 과 역시 「임경식」 이라 쓰인 나머지 실피 한짝을 찾아냈다.
수색대는 영하13도의 얼어붙은 추위와 강풍으로 인한 눈바람을 무릅쓰고 작업을 하고있다.
이날 발견된 무전기는 조난대원이 등반직전 동해 방위사령부에서 빌어간 3개의 무전기중의 하나임이 밝혀졌다.
이날 합동수색본부장 천종근강원도경국장은 발굴작업이 급진전하자 양폭에 대기시켜두었던 50명의 예비발굴대를 모두 현장에 투입, 발굴작업을 독려하고 있다.
임시취재반 일부교체 ▲반장=김천수편집위원▲사회부=백학준기자 김영휘기자▲사진부=최해명기자 이창성 기자 ▲지방부=장창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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