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재선거의 분위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28일은 나주재선거 투표일이다. 월여의 선거운동을 통해서 이선거는 공화당의 이씨 대 신민당의 정씨의 싸움으로 압축되어가고 있는데, 지금 양당은 부동표 흡수에마지막 「피치」 를 올리고 있는것으로 전해진다. 대법원의선거무효 판결로 재선거를 실시하게 된 나주지구 선거에있어서 공화당은 이 판결로국회의원자격을 잃은 이씨를재공천했던 것이고, 또 신민당에서는 지난번 선거에 있어서 이씨와 싸우다가 패배한 정씨를 다시 공천했으므로, 이 선거는 6·8총선의사실상 연장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다른 점은 선거에있어서 부정이 현저했다는 이유로 6·8선거를 무효화했는데도 불구하고 똑같은 입후보자의 각축전이 벌어지고있다는 점과, 또 양당이 개헌문제를 가지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는점이 아닐까한다.
신민당은 이 선거에 있어개헌문제에 대한 국민의사의 소재를 밝혀준다는 의의를 부여코자했다. 그러나 선거운동도중에 박대통령이 개헌문제를 이 이상 더 거론치 말라는 담화를 발표했으므로 이선거의 결과가 개통에 관한민의의 「바로미터」가 된다는논은 성립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 까닭으로 선거전에 있어서 개헌논쟁은 정책대결의초점 밖으로 벗어나갔고, 선거무효판결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공화당의 이씨에 대해서 유권대중이 재신임을 주느냐의 여부가「메인·이슈」로「클로즈·업」된 것이다.
나주재선거는 금년들어 처음 실시하는 보궐선거이기 때문에, 공화·신민 양당 공히각각 전력을 집중해서 대결하는 선거가 되었다. 일개 지구의 보선을 실시하는데, 이처럼 양당이 막대한「에너지」를 집중 소모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의문이 없는 것도아니다. 그렇지만 선거에 있어서의 득표상황은 입후보자개인이 아니라, 입후보자를 내세운 정당에 대한 인기의 척도가 되는 것이므로 양당이서로 배수진을 치고 격심한싸움을 벌이게 된것을 이해못할 바도 아니다.
지금까지 판명된 바로서는, 나주에서의 선거운동 분위기는 비교적 공정했고, 자유로왔다고 전한다. 폭력의 행사를 이유로 선거무효 판결이내려졌던 지구의 재선거니만큼, 선거분위기를 명랑케 하기위해 선거관리위당국은 물론, 정당도 운동원도 모두 각별 조심치 않을수가없어,비교적 「페어·플레이」 가 여행됐던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국민주권의 올바른 행사를위해 우리가 여전히 우려를 금치 못하는것은 과연 이선거에 있어서는 금품이나 향응제공등에 의한 음성적인 매표행위가 자행되지 않았던가하는점이다. 금품공세는 어디까지나 음성적으로 행해지는것이기 때문에, 아무리 엄격히 다스리고 싶어도 다스려지지않는 성질의 것이다. 따라서, 만약에 이시점을 악용하여 양당후보가 마구 돈을뿌려, 표를 긁어모으려고했다고하면, 이선거 역시 타락을극한 황금선거였다고 할수밖에 없을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상황하에서금품공세를 주효치 못하게 하는 방법은 오직 하나, 유권대중이 정치적으로 각성하여신성한 표를 절대로 돈과 바꾸지 않겠다는 의연한 자세를 취하는 것뿐이다. 이점에서 우리는 이번 나주지구선거민에게높은기대를걸고싶다.
투표일을 맞아 우리는 유권자가 하나도 빠짐없이 투표에 참가하여 자유로이 의사표시를 할수있음은 물론, 투표적 이송이나 개표과정에있어서도 추호도 부정과 협잡이 개재치 못하도록 선거관계자들이 최선을 다해줄것을 거듭 요망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