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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동맹과 「프랑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닉슨」미대통령의 구주방문을 앞두고 불란서는 17일 서구동맹(WEU)에서의 모든활동을 무기한 중지하기로 결정하여 구라파에 새로운 파동을 일으키고 있다. 물론 이번 불난서의 서구동맹에서의활동중지 조치는 직접적으로「닉슨」 대통령의 구주방문때문은 아니다.불난서의 이번조치는 지난주 불난서의 항의와 불참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요청대로 「룩셈부르크」에서 동리사회의를 소집하여중동사태를 토의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지되어 있듯이 서구동맹은 1954년 서구의 재무장을 견제하는 한편, 구주방위를 강화하기위해 영·불·서구·이·「벨기에」·화란과「룩셈부르크」등 7개국으로구성된 기구이다.따지고보면 이번 분규는 영국이 불란서를 소외하고 구공시의 5개회원국과 중동사태를 토의한 때문이며 결국 불란서와 영국간의 구주주도권의 쟁탈전이 다시 예각화한 것으로 간주할수밖에 없는 것이다.
영·불간의 불화는 일찌기1966년 불란서가 구공시에 가입하려는 영국의 추도를 거부함으로써 노정댔다. 그 이래 영국을 포함하고 나아가서는 미국까지도 포함한 보다 폭넓은 구주공동체의형성이라는 이상은 불란서의 거부로 벽에 부딪치게되었다. 뿐만아니라 불란서는 기성「나토」동맹에 대해서도 무관심한 태도를 보여 그 기능을 약화시키게 만들었다.
이번 불란서의 조치는 영·불간의 불화를 다시금 극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또이것은영국이 불란서의거부권을 극복하고 새로운 정치적인 구주공동체안을 비공식으로 추진하려는 끈질긴 노력에 대해 찬물을 끼얹는것이나 다름이없다. 간접적으로는 광범위한 구주공동체의 형성을 바라는 미국에 대해 또다시불란서가반기를 든 것이나 다름이 없다.
「닉슨」미대통령은 구주방문계획을 발표한 지난 2월6일의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포함한 구주공동체는 세계평화를 위해 강화되고 다시 활기를 띠지않으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토」는 공동의 목표에 따라 20년전에 창설되었지만, 그것은 지금도 강화되지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닉슨」 대통령은 그의 대외정책전개에서 서구를 우선시키려는 인상이 강하지만 미국과 서구제국과의 관계, 특히 불란서와의 관계개선은 이번 불란서의 조치로 여전히 밝은 전망이 보여지지 않는다.
오늘날의 세계는 정치적인 다극화시대 또는 동서공존시대로 요약되고있다. 그러나 주요외교정책에 있어서는 물론 군사적문제에 있어서도 아직미소의 개재를 전제로하지않으면 안된다. 이러한가운데 미국의 대소정책에있어서는 미국과 서구제국과의 관계가 중요한 요소로 되어있다. 즉 미국과 서구제국이 단결할수 있는가 아닌가의 여부는 곧 대소정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비록서구의 문제라하더라도 그것이 자유진형전체의 대공정책의 대국을 반영하는 것이니만큼 결코 무관한 일로만 들릴 수는 없다. 우리는「아시아」 에서나 구라파에서나 변함없이 증대하고 있는 공산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자유진영의 대동단결이 아쉽다는 것을 피력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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