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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정 10년」 심판대에|민정이양으로 가는 태국총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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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군정 10년만에 처음으로 실시된 10일의 하원의원 총선에서 한 표를 던진 「타일랜드」 국민들은 현 군사정부가 그대로 계속될 것인지 아니면 야당이 득세할 것인지 하는 선거 결과를 초조히 기다리고 있다. 인구3천3백만명 중 1천4백50만명의 유권자가 있는 이번 총선에서는 「타놈·키티카촌」수상이 이끄는 통일 「타이」국민당(Unitede Thai People Party)과 제1야당인 「세니·프라모지」(국왕 「부미블·아둘랴의 숙부」가 이끄는 민주당의 대결이 된 셈인데 군사혁명의 연발로 정치에서 소외된 구 정치인 및 신흥 청년층의 세력으로 무시 못할 것이어서 선거 결과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계엄령 속의 성정>
1932넌 혁명으로 「차크리」왕조의 전제정치가 끝나고 입헌군주국으로 변신한 「타이」에는 47년과 58년 두 차례의 군사혁명이 일어나 「타이」의 정치사는 무단정치의 연속이었다.
58년 국방상「사리트·타나라트」원수는 혁명을 일으켜 헌법을 폐지하고 의회 및 정당을 해산한 후 59년 임시헌법을 공포, 제헌의회를 임명한 다음 자신을 수반으로 하는 신 정부를 수립했다. 「사리트」수상정권 하의 정정은 계엄령이 선포되는 등 비상사태여서 언론·집회 및 정치활동은 사실상 엄격한 통제를 받아왔다.

<표면상 삼권분립>
63년 「사리트」 수상이 죽자 수상에 취임한 「타놈」장군은 전임수상의 정책을 답습해오다가 도면상으로 삼권분립에 바탕을 둔 헌정질서를 부활한다는 구실로 68년6월20일 의회제도를 확립 등을 내용으로 하는 신 헌법을 제정 공포했던 것이다.
이번 하원 의원 총선은 이 헌법에 따라 실시된 것인데 꼭 군정 10년만에 실시되었기 때문에 명목상 군정에서 민정이양을 위한 선거가 되었다.

<군인도 상원의원>
신 헌법에 의하면 국회는 양원제이고 하원의원의 수는 삭는 2백19명으로 직선하며 상원의원의 수는 하원의원 수의 4분의3으로 하되 수상이 제청한 사람 중에서 국왕이 15일 이내에 임명 등록토록 되어있다.
또 현역군인도 상원의원에 피임될 수 있어 68년7월4일에 임명된 1백20명의 의원 중 반수가 넘는 71명이 현역 군인이고 경찰이 10명이고 민간인이 29명밖에 없다.
상원의원 42명은 이번 선거 후에 임명토록 예정돼있다.
그러므로 하원의원 선거만이 실시됐다. 선거미 15만명에서 1명 꼴로 71개 선거구에서 2백19명을 뽑는 이번 선거에는 여당과 제1야당 등 12개 정당에서 모두 1천4백여명이 입후보했는데 실질적으로는 집권당인 통일 「타이」 국민당과 제 1야당인 민주당의 대결이었다.

<둔감한 정치의식>
그러나 야당은 그간 10여 년간 계엄 하에서 활발히 정치활동을 해오지 못하다가 겨우 68년10월 정당법의 제정으로 선거포석을 쳐왔다.
반면에 여당은 「타이」의 동북, 북, 남부에서 끊임없이 공산세력이 준동하고 있다는 구실로 15만 군대를 장악하고 10년간 계엄령을 선포한 채 정권을 휘둘러 왔던 것이다.
사방에서 비록 소규모나마 공산 「게릴라」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사태여서 대공작전을 가열시키고 있는 현 정권이 그간 오랫동안 비상사태를 유지해온 탓으로「타이」국민들은 정치활동이나 언론·집회 등에 많은 제한을 받아 정치에는 차츰 둔감해 오던 터였다. 더구나 여당은 『총선으로 공산세력 물리치자』고 외쳐 현 정권 아니면 대공 승리를 거둘 수 없다고 국민들을 설득시켜왔다.
지금까지의 중간개표결과에 의하면 「타놈」수상이 영도하는 통일 「타이」국민당이 대체적으로 「리드」하고 있으나 수토 「방콕」 및 수도에 가까운 「톤부리」 등 대도시에서는 「세니」전 수상이 영도하는 제1야당인 민주당이 여당에 2.5대1의 비율로 우세하다.
개표결과에 따라 차츰 밝혀지고 있지만 야당이 총력을 기울여 온 도시권의 지식인들이나 청년층은 여당을 배척하고 야당인 민정민주당을 지지하고 있으며 국경 지대의 공산 「게릴라」 출몰지역 등 산간벽지에서는 여당을 지지하고 있는 것 같다.

<49개 구서 여 우세>
최근착 외신에 의하면 여당은 이미 8석을 확보하고 49개 선거구에서 「리드」하고있으며 민주성은 1석을 확보하고 43개 구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또 무소속은 6개구, 기타 군소 정당은 35개 구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의 개표 결과로는 여당이 승리할 것이 확실시되나 만일 이번 선거에서 통일 「타이 국민당이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에는 「타이」정치체제에 새로운 문제가 야기된다.
「타놈」수상의 제청으로 왕이 임명한 의원으로 구성된 친여 의회상원과 과반수미달인 여당의원으로 구성되는 하원 사이에 불균형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여당은 다른 야당과 연합전선을 펴는 수밖에 없으나 여당이 승리하리라는 것은 거의 기대하기 힘들다. <김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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