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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5)고속화와 요금|김주홍(철도애호단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서울서 목포까지의 객차1량 전세로가 무로』라는 유행어가 생겼다.
10일 상오9시10분 서울역을 출발한 목포행 태극호의 1등 객차에는 단1명의 승객이 탔는데 그것도 무임승차권을 가진 국회의원이었다. 이분은 좌석56석의 넓은 객차 안에 고정 배치된 아리따운 아가씨의 「서비스」까지 받았으리라. 올해로써 철도가 탄생한지 70돌이 됐다. 철도청은 10일을 기해 2대 변혁을 단행했다.
하나는 경부 간을 4시간대에 달릴 초특급 열차의 운행을 위한 「관광호」의 등장이며 다른 하나는 특급열차의 1등객차 신설과 3차 객차의 폐지다.
일본의 신간선이 시속 2백킬로 임에 비추어 철도의 고속화를 단행하려는 당국의 노고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현재에도 각종사고가 빈발하는 실정인데 고속화만 서두르다가 더 크고 많은 사고가 난다면 오히려 않하느니만 못하지 않나 하는 걱정들이다.
10일하오 2시 특급 1호를 탄 2명의 친지를 만났었다. 1등을 탄 비교적 돈 많은 친구는 『시설이 참 좋아졌다』 고 아무런 다른 말이 없었으나 2등을 탄 다튼 친구는 『3등이 없어져 할 수 없이 3등 요금의 2배인 2등을 탔다』면서. 같은 입장에 있는 승객들의 비난이 대단하다고 했다. 고속화와 사실상의 요금 인상이란 서로 대조적인 2대 변혁이 힘께 닥친 셈이다.
특급의 3등 애용자는 대부분「샐러리·맨」. 공무원 등 중간층이다. 용무에 급한 이들이 콩나물 시루 같은 완행이나 보통 급행의 3등을 탈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울며 겨자 먹기로 2등을 타게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당국자들은 자신의 계산이 들어맞는다고 쾌재를 부를지도 모른다.
적자를 면치 못하는 철도당국은 시선을 개선하는 일 조차 없이 작년에도 여러 차례 요금 인상안을 내놓았으나 성공치 못하자 머리를 짜낸 것이 등급조정안으로 생각된다. 국영인 철도가 적자를 보더라도 값을 싸게 할 수는 없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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