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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세 여경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5·16이후 처음으로 여자경감 3명이 탄생했다. 치안국이 지난3일 승진발령한 4백22명의 새경감중엔 서울시경 수사1과 최헌자(44), 치안국 보안과 이옥자(42), 부산시경 보안과 정득희(46)등 3명의 여자경찰관이 끼여 축복을 받았다.

<서울시경 수사과 최헌자씨>
최헌자경감은 10여명의 남자경관을 부하로 거느리며 여러범죄의 수법을 비교연구해서 범인을 잡아내는 무서운(?) 존재.『계급이 올라가는 것과는 반대로 어깨가 무겁다』는 최경감은『여자가 웬 수사과냐?』는 물음을 수없이 받았다고 했다.
그때마다『여자는 힘이없어도 지혜로 범인을 잡는다』고 대담한다는 최씨는 마취주사를 놓아 물건을 털어간 가짜 군의관을 잡는등 2백여건의 범죄를 해결한 민완수사관이다. 해방이듬해인 46년5월 용산운수경찰1기로 경찰에 투신한지 24년, 그동안 시부모와 부군·두딸을 가진 가정주부를 겸하면서도 업무엔 성실하기만해 늘 부하의 모범이 되어 왔다고 한다.

<부산시경 보안과 정득희씨>
정득희씨(46)는 7년전 경감이었다가 경위로 강등, 그동안 일해오다가 라시 옛계급을 되찾은 기구한 운명의 주인공. 13년전 경남도경 보안과에 근무했을 때 경감으로 이미 승진했던 정씨는 5년후인 62년1월23일 경찰의 직제개편으로 여자경감TO가 없어짐에따라 울며겨자먹기 강등을 당했었다. 그래서 정씨는『다른 남성동료들처럼 감격적인 것』은 아니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한때 부산여자경찰서 수사주임으로 여성범죄를 다루는데 유난히 날카로왔던 정경감은『앞으로 불우소년을 더욱 잘 선도하겠다』그 말했다. 해방직후(46년6월28일) 철도경찰에 첫발을들여놓은지 23년. 그동안 만년처녀로 경찰사와 함게 기쁨과 슬픔을 함께해온 정경감은 부산시 거제동727에 노모와 두남동생을 거느린 미혼여가장이다.

<치안국 보안과 이옥자씨>
이옥자씨는『우선 기쁘다』는 소감을 털어놓고-『앞으로는 소년들의 불량화를 막는데 헌신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경감은 몇 년전 불우청소년 3백여명을 각직장과 자매결연을 해주었더니 요즘 성공해서 찾아와 점심을 사는등 은혜를 잊지 않은 것이 큰 보람이라했다.
6·25 이듬해인 51년1월 전북경찰에 투신한 이후 이경감은 많은 불우소년을 아들처럼 돌보아 왔는데 서울돈암동3가184의727에 5만원짜리 단간방을 얻어 대학1년생인 외아들과 외릅게 사는 청빈경찰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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