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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IT Woman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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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안녕하세요, 클릭아줌마예요.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합니다. 정보기술(IT).벤처기업에서는 여성 파워가 더욱 거세다고 하는군요. 일부 포털업체에선 여성 비율이 남성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아마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꼼꼼함이 인터넷 등 IT분야에 적합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이번주엔 대표적인 IT.벤처기업에서 근무하는 여성팀장 4명의 방담을 통해 첨단분야에서 일하는 즐거움과 애환 등 그들만의 속사정을 살펴봤습니다.

이번주 눈여겨 볼 만한 기사로는 신학기 PC 구입 가이드가 있습니다. 컴퓨터 업체들이 졸업.입학 시즌을 겨냥해 다양한 판촉행사를 펼치고 있어 이때를 잘 활용하면 원하는 제품을 싸게 구입하고 경품까지 얻을 수 있어요.

IT·벤처업계에 여성 파워가 드세다.사원급 인력이 대부분이던 초창기에 비해 팀장이나 임원급도 크게 늘어났다.

대표적인 인터넷 벤처기업에 근무하는 여성 팀장 4명이 모여 벤처 현장에 일하며 겪은 일과 애환에 대해 수다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IT.벤처 여성 파워 왜 세나

▶이소영=인터넷으로 대표되는 IT분야가 여성의 꼼꼼함과 세심함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실력에 비해 저평가된 여성 인력들이 자기 능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벤처에 몰리고, 열심히 일하다 보니 인정받게 되는 거죠.

▶현미선=오프라인 기업은 남녀 차별이 아직 심합니다. 이에 비해 IT 벤처는 근무여건이나 진급 등 여러 측면에서 여성이 일하기에 적합 합니다. 능력있는 여성이 많아 졌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여성 파워가 생겨나는 듯해요.

▶이정빈=무엇보다 벤처문화가 남녀차별을 하지 않고 능력만으로 평가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접대나 회식도 오프라인 기업이랑 문화가 달라 여성들이 맡을 수도 있어요. 물론 일 잘 하는 여자들이 옛날보다 많아진 덕도 크고요.

▶김수연=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벤처에선 가장 중요하잖아요. 그러니 여자들에게 기회가 많다고 볼 수 있지요.

#벤처에서 여성팀장으로 일해보니…

▶김수연=누나처럼, 동생처럼 서로 대하니 여자 팀장을 남자보다 더 편하게 생각해요. 회식도 문제없어요. 술먹는 자리보다는 분위기있게 식사하며 문화생활을 즐기는 자리를 많이 마련하는데 대부분 좋아하더라고요. 하지만 여성으로서 소외감을 느낄 때도 있어요. 개발 쪽은 남자들의 세계인데 자기들끼리 밤새며 작업하고, 흡연실에서 회사 얘기를 나눌 땐 그런 느낌이 듭니다.

▶이정빈=벤처에 여자인력이 많지만 팀장급 이상은 의외로 적어요. 우리 회사만 봐도 여성팀장은 전체의 20%선에 그치고 있어요. 위로 올라갈수록 끌어주는 선배가 없어 불안해지는 게 사실이지요.

▶이소영=우리 회사는 제 직속 상관인 본부장도 여자고, 콘텐츠 쪽 여성팀장이 전체 17명 중 6명이에요. 상관이 여성이다 보니 여자 후배를 많이 배려해줍니다. 회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일을 얼마큼 잘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퇴근시간이 지나면 빨리 가라고 챙겨주기도 하죠. 하지만 중요한 일이 터지면 만사 제치고 회사에 매달립니다.

▶현=제가 근무하는 회사는 여성 포털이라 임직원의 90%가 여자예요. 이런 회사에서 근무하는 게 장점도 될 수 있고 단점도 될 수 있지요. 야근.철야.특근 어느 것 하나 여자라고 봐달라고 할 수 없답니다.

#육아는 여성의 영원한 숙제

▶김=벤처 태동기였던 1998년께 초년병으로 입사했던 벤처기업 여사원들이 결혼해 아기를 갖는 경우가 많아요. 한마디로 벤처는 요새 '베이비 붐'이에요. 회사쪽에서도 고민이 많은 것 같던데….

▶이정빈=저희 팀원 5명 중 여자가 저까지 포함, 3명인데 그 중 2명이 임신을 했어요. 육아휴직 3개월 동안 인력운용을 어떻게 할지 걱정입니다. 인력이 빠듯한 벤처기업에서 육아휴직에 대비해 추가 채용을 할 수도 없는 일 아니겠어요. 어떤 해결책이 좋을지 회사와 직원들이 다함께 머리를 맞대고 연구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현=대기업은 임신하면 내근으로 돌려주거나 하는 일이 가능하지요. 하지만 저희 같은 벤처기업은 그게 불가능해요. 제가 아니면 밖에 나가 사람을 만나고 마케팅 영업을 할 사람이 없으니까요. 임신과 출산에 관해 벤처기업들이 나름의 정책을 세울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이소영=대기업도 경기가 좋을 때 육아방을 만들었다가도 비용절감 차원에서 요즘 폐쇄하는 일이 잦다고 합니다. 아직 탄탄한 수익모델이 갖춰지지 않은 벤처기업에 모든 걸 책임지라고 하는 건 무리예요. 국가적인 보조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육아휴직 기간 중 계약직을 고용한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슬기롭게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육아방 같은 경우엔 당사자들이 회사와 절반씩 나눠 부담하는 것도 한 방법이에요.

#벤처 일하고 싶은 여자 후배들에게

▶현=체력과 근성을 갖추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벤처기업의 특성상 팀장급에게 많은 책임과 권한이 주어지므로 업무강도가 그만큼 셉니다. 설거지를 누가 하든 일단 일을 벌여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튀는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능력도 필수지요.

▶이정빈=인터넷 사업은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진입 장벽이 낮은 분야예요. 돈이 된다고 하면 누구나 금방 따라오니 아이디어가 있으면 바로 결정해 사업화하는 순발력이 중요한 것 같아요.

▶김=일단 열린 마음을 지니라고 권하고 싶군요. 많은 시간과 인력을 들여 진행해온 일이 중단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거든요. 열린 마음으로 지금까지 해왔던 것은 잊고 빨리 새 일을 찾아 매진하는 것이 중요할 때가 많아요.

▶이소영=변화에 빨리 적응하지 못하면 금방 도태되는 것 같아요. 어떤 업무가 주어져도 해내는 '멀티 플레이어'가 되도록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리=최지영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 네오위즈 김수연 디자인팀 팀장(27.左)
▶1999년 대교 캐릭터 개발·대웅제약 디자인 프로젝트 참여 ▶2000년 서울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졸업, (주)네오위즈 입사 ▶2001년∼현재 (주)네오위즈 세이클럽 사업부 디자인팀장

★ NHN 이정빈 EC팀 팀장(31.左에서 두번째)
▶1995년 이화여대 사학과 졸업 ▶1995년(주)대우 무역 부문 입사 ▶1999년 삼성물산 인터넷사업부 입사 ▶2000년∼현재 NHN EC팀장

★ 마이클럽 현미선 마케팅팀 팀장(32)
▶1994년 건국대 영문학과 졸업 ▶1995년 시사영어사 입사 ▶2000년 데이콤 입사 ▶2000년 세종대 호텔관광경영학과대학원 졸업 ▶2002년∼현재 마이클럽닷컴 마케팅 팀장

★ 인포허브 이소영 콘텐츠마케팅팀 팀장(34.右)
▶1992년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졸업 ▶1992년 SYD 프로덕션 입사 ▶1993년 삼성전자 입사 ▶2002년∼현재 인포허브 콘텐츠마케팅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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