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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여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68년의 여성계는 자신만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남을 생각하기 시작했고 오랫동안 생활속의 고질로 여겨오던 문제들을 해결의 길목까지 끌어올리는등 조용한 움직임속에서도 새로운 열매를 맺어온 한해였다.
한해민과 불우한 사람들을 위문 구호하는 활동은 어느해보다도 활발했고 만화정화운동을 비롯해서 과외공부 관혼상제의 간소화운동은 법으로 개정 규제하게까지 이르렀다.

<연5만여명 동원>
고아원과 양로원을 방문하고 일선 장병을 위문하는등 산발적으로 움직이던 각여성단체는 금년들어 체계적으로 상호협조적인 활동을 했다. 여성들 자신이 1년두고 만든 물건이나 귀하게 간직해오던 물건을 내놓아 「바자」를 열고 모금과 구호품을 거두어 재해·한해지구를 비롯해서 일선장병과 불우아동 윤락여성들을 구호·위문했다. 여기에는 1천여만원의 구호금과 1만여점의 구호품 그리고 연인원 5만여명이 동원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1·21사태이후 여성들로 하여금 국토방위를 위해 정신무장을 해야겠다는 주장과 분파적인 단체들이 단합하는데도 크게 작용되었다.

<큰관심모아 열매>
각여성단체와 어머니들이 기회있을때마다 해결의 길을 모색하고 과외수업 반대운동을 펴오던 중학입시제도가 폐지된 이후 여성들의 관심은 생활간소화운동의 하나인 「관혼상제」에 한층 「피치」를 올렸다. 그래서 「가정의례준칙」으로 법제화단계에 이른것은 커다란 성과이다. 가족과 가정을 중심으로 남성들의 생활태도를 추구하던 끝에 「가정의 날」을 제정, 보람을 거둔셈이다.
또 윤락여성이 집거하던 적선지구를 철폐하기 시작했는데 결정적인 해결의 방도는 관과 정부에서 단행하였지만 끊임없는 여성들의 반대와 개선의 노력이 뒷받침된것이다.

<치맛바람 새방향>
가사와 가계를 잊다시피하고 중학입시를 위한 과외공부에만 열중하던 치맛바람은 한때 허탈상태까지 이르렀다. 새로운 길잡이로 각국민학교가 설치한 「어머니교실」이 성황을 이루었다.
그리고 각여성단체에서 실시하는 취미를 살리고 부업이 될수있는 기술강습과 어린이정서와 특기교육 건강관리를 위한 교양강좌도 어느때보다 활발했고 많은 여성들이 참가했다.

<석학초청 강연도>
각 단체와 미국 공보원등에서 중견 여성지도자를 위한 훈련과 「세미나」가 있었다. 각단체와 「클럽」등의 새로운 지도자는 아쉬운 상황속에서 여러해 논의되던 문제라 반가운 움직임에 속한다. 직업 여성의 권익과 자질 향상운동은 지난 10월 「한국직업여성클럽」이 창립, 국제적인 단체에 가입할수있는 모체를 이룬셈이다.
이대와 고대에서 「마가리트·미드」여사와 김혜성박사등 해외에있는 여류석학을 초청, 강연회를 연것도 전문적인 직업을 지향하는 여성들에게 많은 자극을 주게되었다.

<활동의 광장으로>
한국YWCA연합회와 대한소녀단 중앙연합회가 명동과 안국동에 새로운 회관을 건립, 여성들의 활동의 광장을 마련했다. 건평5∼6백평의 현대식 5층 건물들은 여성들만의 힘으로 건립되었다는것이 특기할 사항이다.
끝으로 여성들의 연말화제중 우울한 것은 여성들의 해외여행을 억제한다는 정부발표다. 볼일과 사명의 여하를 막론하고 여성이라는 이유때문에 억제를 당해야한다는 것은 20세기 민주국가에서 있을수 있는 일이겠느냐고 진정한 건의를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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