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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 심판 오심 인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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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하고 있는 한국인들. 그러나 그들의 승리에는 의문이 남아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이번 월드컵 대회 기간동안 심판진이 '중대한 실수'를 저지른 바 있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일련의 음모 의혹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특히 이번 월드컵의 공동 개최국인 한국이 상대한 이탈리아전 및 스페인전의 주심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탈리아 국영 TV RAI는 이탈리아 대표팀이 16강 전에서 득점이 인정되지 않은 후 연장전 골든골로 한국에 패하자 FIFA측을 상대로 소송을 걸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한편 앙겔 마리아 빌라 스페인 축구협회의장은 자국 대표팀이 한국과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4강 문턱에서 탈락하자 FIFA 심판위원직을 사퇴한 것으로 보도됐다.

호세 안토니오 카마초 스페인 대표팀 감독은 이집트의 가말 간두르 주심이 스페인의 골을 세 차례 인정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키스 쿠퍼 FIFA 대변인은 지난 일요일(현지 시간) '중대한 실수'가 발생했다고 말했으나 승부가 조작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그는 "여러 경기가 연루돼 있다는 것은 기이한 음모론"이라고 말했다.

"문제를 살만한 중대한 오심이 한 두건 발생했다. 심판들은 충분히 준비된 상태였다. (하지만) 심판들도 사람이고 실수가 전혀 없을 수는 없다."

"감정이 격앙되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인생사 어디에서건 음모론은 생겨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중 99%는 근거 없는 것이다. 이번 경우도 그 99% 에 들어가는 것이다."

일요일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월드컵 심판위원회에 참석해 오는 화요일과 수요일에 있을 준결승전에 최고 기량의 심판들을 배정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블래터 회장은 호주 TV 방송을 통해 FIFA가 선임한 심판진들을 스스로 비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블래터 회장은 로이터 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지난 경기, 특히 개최국인 한국과의 경기에서 주심 및 부심 선정과 관련해 우리 FIFA 심판 위원회를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는 준준결승전에 "최고의 심판들은 배정하라"는 자신의 지시가 분명히 심판 위원회에 전달됐지만 이점이 제대로 실천에 옮겨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심판들을 상대로 한 이런 강도 높은 비난은 매우 드문 경우다.

스페인 축구팬들은 한국과의 전후반 경기 중에 있었던 두 차례의 골이 인정되지 못했다며 불만스러워 하고 있다.

또한 연장전에 터진 골은 공이 센터링되기 전에 골라인을 벗어났다는 판정으로 무효 선언됐다. 그러나 TV 리플레이 화면상으로는 골라인을 벗어나지 않았다.

스페인 축구협회는 빌라 축구협회장이 이날 스페인이 한국에 패한 직후 사임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FIFA 부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빌라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심판 판정 기준에 대해 FIFA측에 공식 항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역시 한국과의 16강전 심판을 본 에콰도르의 바이론 모레노 주심을 극렬히 비난 했다. 모레노 주심은 이날 경기에서 한국에 페널티킥을 주고, 이탈리아의 득점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고 생각한 프란체스코 토티에게 퇴장명령을 내린바 있다.

이날 경기 이전에도 이탈리아는 조별 예선 경기 동안 몇 차례 골이 인정되지 않은 적이 있었다.

FIFA 인터넷 사이트에는 이탈리아 팬들로부터 40만 통에 이르는 항의 e-메일이 폭주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전설적인 브라질의 축구 영웅 펠레를 포함해 이탈리아 축구 연맹과, 멕시코, 벨기에, 미국 등지의 정치가들도 이런 심판 비난 여론에 합세하고 있다.

TOKYO, Japan (CNN) / 오병주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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