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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델의법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인간은 자기 자신 속에 모든종류의 동물의 모습을 표현시키고 있다. 쥐를 가지고 희롱하는고양이. 남의 흉내를 내는 원숭이, 뼈다귀를 주는자에게는 주착없이 꼬리를 흔드는개, 파리를 현혹시켜 거미줄 속에 유인하여 그 피를 빨아 마시는거미…. 이모두가 인간속에서 발견되는 모습들 뿐이다.』
이런 뜻의 말을 「오스트리아」 의유명한식물학자 「멘델」이 말한적이있다. 아닌게아니라사람이살려면꼭 이런식으로 동물적이 되지않을수 없다고 느껴지는게 오늘의 우리의 생활이며 사회다.
잔인한줄은 알지만 쥐가 되기보다는 고양이가 되는편이 좋다 치사스러운줄은 알면서도 역시 뼈다귀를 얻기 위해서는 꼬리를 얼마든지 흔들어도 좋다.
좀 마음이 아파도 배부르기 위해서는 거미줄을 쳐둘 주변이 있는게 낫다.
그래서 힘이 있어 남을 누르기위해서는 권력이 있는 편이 좋은 것이고. 권력을 얻기 위해서라면 출세하는 편이 좋다. 권력이없다면 또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꼬리라도 흔들어 보이는게 퍽 살기 편해진다.
그렇지만 이렇게 살아간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또누구나 다할수 있는 일도 아니다.
5일 새벽에 전투경찰대의 한 경사가 시골 지서 안에서 자살했다. 보도에 의하면 「버스」안에서 어느 여인의「샌드백」속에든 현금1천원을 소매치기하다 붙잡혔던 뒤끝이라 한다.
현직 경관이 그럴 수가 있느냐고 혀를 차는 것은 너무 상식적인 발상법이다.
돈 한푼 없이 귀대중이던 그가 오죽하면 남의 1천원에 눈이 어두워졌을까. 다시한번 생각해볼일이다.눈감아둘수없는 행위이기는하다. 그러나 가령 「택시」운전사를 등쳐먹거나,무고한 시민에게 직권을 남용하는, 우리의 주변에 흔한 악덕경찰관들에 비겨 얼마나 선량한 인간이었던가 동정이가지 않을수없는 일이다.부패공무원에 대하여 대통령이 새삼따끔한 침을 놓지 앉으면 안될 이때에 말이다.
그의 자살은 단순한 3면기사감으로 여기기에는 너무나도 애처롭고도 깊은 문젯점을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는 것이라 봐야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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