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 태 길 씨|순수의 외곬 벗어나 실천적 의지세워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인류의 장래에 깊은 관심을 가진 사상가들은 현대의 문화가 위기에 봉착했다고 경고한다. 여러가지 이유중에 공통되는것은 현대의 문화적 위기가 기계 및 기술의 놀라운 발전에서 비릇됐다는 것이다. 자연과학 및 공업기술은 인간의 지능의 자랑스런 성찰이나 그 승리 속에는 뜻하지않은 무서운 파괴력이 숨어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인류의 장래는 인간이 어느 정도까지 지성적으로 행동하느냐에 달려있다. 이때 지성이란 단순한 지능이 아닌 의지와 감정도 포함된 인격전체가 갖는 후천적 판단력이다.
한국의 대학을 반성할 때 우리는 일본식의 「상아탑」이 주는 순수주의에 외곬으로 매달려 왔다.그러나 상아탑주의는 훌륭한 인생을 위한 실천적 판단력이라는 원칙율 갖지 못했다. 게다가 일제때같이 권력과 비굴한 타협을 하지않아도 되는 시대는 아닌것이다.
한국의 교수들은 대개 5가지유형이다.①철저하게 옛날부터의 상아탑주의를 고집하는 사람들. 이들은 현재 가장 많이 존경받는 행복한 사람들이지만 인류의 장래에 생각이 없는 일종의 이기주의자들이다. ②부업이 본업이 되다시피한 「보따리장사」들. 현재 수로보아 가장많은 이 부류는 한마디로 가련한 인생들이다.③우국지사형. 「매명의 속물」이라할 이들은 이론적 근거도 없는 달콤한 발언과 솔직 대담하지 못한 발언으로「매스컴」을 악용하는 교수들이다.④금력과 권력에 악수하여 세속적인 의미에선 승리자가 된 교수들이다. 큼직한 행정직, 모 기업체의 고문이된 이들의 대부분은 미련없이 학원을 떠난다.⑤자포자기형.능력부족이나 편벽된 성격의 이부류는 힘없는 불평객으로 전락하기가 일쑤다. 대학의 사명에 앞서 오늘의 지성은 ①냉철한 관찰에의해 정확하게 앞을 내다보는 힘과 ②이를 실천하는 의지력이 있어야 함을 알겠다. 세계사 가운데 우리의 위치를 파악하고 우리의 전통과 문화적 특수성을 알아 민족의 공동목표를 설정, 실천해야 하겠다.
민축의 공동목표를 구체적으로 이뤄나가는 데는 슬기로운 사람들이 이기적이고 간악한 부류에 압도당하는 일이 없도록 세력을 키워야겠다. 그러한 지성을 키울 대학은 교수들이 우선적으로 자기의 지성을 높이드록 하고 학생들은 『지식을 위한 지식』이 아닌 실천적 지성을 배우도록 하고 나아가서 사회일반은 대학의 발전을 적극 지원해야 할것이다. 정부당국은 대학의 발전을 위해 재정적지원에 못지않게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이 경우 자유란 연구의 자유뿐만 아니라 위정자의 비판이 자동적으로 포함되는 사회현실에 대한 비판을 폭있게 받아주는 언론의 자유를 말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