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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탈북자, 노상강도 만나 중상

미주중앙

입력

흑인 강도단에게 폭행당한 탈북자 안모씨가 11일 입원중 자신의 상처를 보여주고 있다.

천신만고 끝에 북한을 탈출해 미국에 온 탈북자가 앨라배마 주에서 강도에게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13일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한인회(회장 주근수)와 온누리교회에 따르면, 탈북자 안모(45) 씨가 지난 9일 오후 몽고메리에서 3인조 강도에게 폭행당했다.

흑인 3인조는 주유소에서 안씨에게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접근했다. 스마트폰을 받아든 강도단은 곧바로 자동차 시동을 걸고 달아나려 했다. 이에 안씨가 도주하는 차량의 창문을 붙잡고 매달렸으나, 용의자들은 안씨를 자동차에 매단채 시속 40마일로 질주했다. 차에 타고 있던 또다른 강도들은 발로 안씨의 머리와 손을 걷어차 도로 위로 넘어뜨렸다.

이 사고로 안씨는 머리에 심한 충격을 입고 의식을 잃었다. 안씨는 출동한 경찰과 구조대에 의해 인근병원으로 후송됐다. 현재 안씨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계속된 통증과 병원비 문제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그는 의료보험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고 있으며, 현재 근무하고 있는 몽고메리 현대자동차 2차 협력업체에도 출근하지 못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안씨를 공격한 강도단들도 아직 체포되지 않았다.

안씨를 돌보고 있는 온누리 교회의 이천우 목사는 “안씨가 심각한 찰과상과 타박상으로 통증을 호소하고 있지만, 의료보험이 없기 때문에 병원에서 퇴원해야만 했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에 온누리 교회와 몽고메리 한인사회는 안씨 돕기에 나서고 있다. 몽고메리 한인회 측은 지난 11일 안씨가 입원한 병원을 방문, 소정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주근수 몽고메리 한인회장은 1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영어와 미국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안씨가 최근 유행하는 휴대전화 강도에게 당한 것 같다”며 “안씨는 몸의 부상보다도 마음의 상처 때문에 더욱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천신만고 끝에 북한을 탈출한 안씨가 가족도 없는 이역만리 미국땅에서 이런 일을 당한 것이 안타깝다”며 “한인사회에서도 최대한 도울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최근 들어 길거리에서 휴대전화를 빼앗아 달아나는 이른바 ‘애플 들치기’(Apple picking)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아이폰 장물은 최고 1천달러에 거래된다.

문의 : 몽고메리 온누리 교회(256-679-6393), 몽고메리 한인회(334-356-1720)

조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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