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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고대「로마」시대에는 전황이불리해졌을때「로마」의 장군이 신들에게 자기의 생명과 적군과를 바꾸는 의식을 치렀다. 이것을「헌신」 (데보티오)이라고 한다.
이의식이 끝나면 장군은 결사적으로 적군속에 뛰어들어가 싸운다. 그리고 그의전사는 신들에의해서 헌신의기도가 받아들여진 것을 의미한다고보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누구나 툭하면 헌신적으로 국가에 봉사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말로 헌신적인봉사를 하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될것인지. 특히 권력의 사다리를올라가면 갈수록 더욱 그런 헌신성은 줄어드는것 같다.
며칠 전의 남대문시장대화의 진화작업중에 소방서원한사람이 순직하였다. 그는 생전에 얼마나 박봉에 허덕였겠는지, 제대로 밥이라도먹고나왔었는지애석하기만하다.
이런게 참다운 헌신이겠지만, 그런반면에 몇억씩이나 횡령부정을저지르고도 까딱도없는 사람들도 있다. 고급관리의 경우 더욱그런 모양이다. 원래가 우리나라에서는 상후하박의 원칙을 따르고 있다. 그것은 부패의 가능성이 더 많은 고급관리들을 후대하여 부패를 최소한도로 묶어놓자는 뜻에서였을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고급관리들의 매직사건이 보도될때마다 괘씸하다는 비난도 나온다. 그러나 또한편으로는 누구나 다 하는 일인대재수가나빠 걸렸으니 참 안됐다고 동정하는 사람들도 없지는 않은 모양이다.
결국 누구나가 양심결핍증에걸려 있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드는것이다. 어떻게보면 양심처럼 거추장스러운것을 몸에지니고 다닐만한 여유를 아무도 갖지않고있기때문이라고나할 는지.
어느철인은 『양심이란 누군가 남이 보고 있다고 속삭이는 내부의 소리』라고 말한적도있다.남이 모두 즐거워하고 있을때에 혼자 끙끙앓고 있는게 양심의 소유자다.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양심의정의를 내리는게 알맞을 듯하다.
차라리 그럴바에야 헌신이란 말까지도 뜯어 고쳐야할판이다. 아니 우리네 공무원들은 정말로 헌신적으로 「헌신」이란 말의 정의를 실천을 통해서 바꿔 나가고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데 또공복으로서의 자부를 찾고 있는것인지도 혹은 모를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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