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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은 안될말"|월남불교지도자「차우」승 회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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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월남 불교도들의 정치간섭은 역사상으로도 유례가 흔치않을 정도다. 그들은「고·딘·디엠」정권을 넘어뜨렸고 「구엔·칸」장군을 대통령자리서 밀어냈다. 단폭뒤에 오는 사태, 특히 「파리」확대회담을 둘러싼 「사이공」「워싱턴」간의 신경전에 불교도들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가 이제 관심거리로 등장했다. 월남 불교계의 「정상」에서 온건파를 대표하면서 강경파의 「트리·쾅」승과 쌍벽을 이루고있는 「탑·차우」승이 21일 저녁 한국에 왔다. 22일 새벽 숙소인 조계사로 46세의「탐·차우」승을 찾아 일문일답을 가졌다.
-「티우」정부는 「파리」확대회담참가를 계속 거부하고 있는데 월남불교도들은 「티우」대통령의 입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가?
『월남정부는 월남국민이 선출했다. 국회가 정부지지성명, 「데모」를 했는데 국회의 이런 조처는 국민들의 소망을 대변한 것이다.』
-월남정부가 미국의 강한 압력을 이겨낼 것 같은가?
『그건 정치하는 사람들이 해결할 문제니까 잘 모르겠다. 그러나 미국이 월남정부에 「베트콩」정치기구인 민족해방전선 (NLF)과 동석하도록 압력을 넣는데 대해서 나는 아주 마땅치 않게 생각한다.』
-월남 불교계의 강경파 지도자인 「트리·쾅」승은 지난 18일 즉각 휴전을 호소하면서 월남정부측에 은근히 압력을 가했는데?
『휴전이 빨리 되기를 바라는 심정은 나도 마찬가지다.』
-「존슨」대통령의 단폭이 너무 일찍 실시되었다고 생각하는가?
『시기적으로 너무 일렀다. 더군다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방적인 단폭이 아닌가?』
-「차우」승이 생각하는 월남전쟁의 해결책은? 그리고 조건은?
『군사적인 우세로만 가능하다. 그리고 군사면에서 나는 낙관하고 있다. 그런데 단폭·협상으로 사태가 바뀌었다. 월남에 있어서의 평화의 조건은 공산주의자들의 참여가없는 자유·민주적인 정권의 보장이다. 「베트콩」이 연립정부에 참여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 못한다. 공산주의자가 정권에 참여하는 평화는 전쟁보다 못하다.』
월남정부의 성명에서도 명백히 했지만, 「베트콩」이 「파리」확대회담의 월맹대표단에 더부살이로 끼어드는것까지는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남북 월남간의 직접 협상이어야 한다.』
-66년 10월이던가, 「사이공」의 불당 안에서 「쾅」승의 강경파와 난투극까지 벌일 정도로 강·온 양파의 대립, 다시 말하면 월남불교계의 분열이 심각했는데 지금은 어떤가?
『분열도 아니고 대립도 아니다. 총선거실시를 위한 투쟁에서 「쾅」승은 과격한「데모」를 주장하고 나는 「데모」에 반대했다. 방법론의 차이였을 뿐이다. 우리는 국난속에 잘 단합 되어있다.』
-2차대전이래 줄곧 월남은 전란에 시달려오고, 그래서 독실한 불교도들인 월남사람들은 오랜 세월을 두고 전쟁에 참여하고있는데 이때문에 월남의 소승불교철학이 다소나마 변질될 가능성 같은 것은?
『우리의 불교철학에 변질이 있을수 없다. 생활 속의 종교라는 관점에서 한국같은 나라의 대승불교와 차이가 있지만, 월남의 소승불교라고, 전쟁을 수행하고 전란을 이겨내는데 조금도 지장이 없다.』
-65년에 이어 이번이두번째 방한인데 목적은?
『내가 회장인 세계불교봉사회 한국지부를 공인하는 일, 한국종군승의 증파문제, 한월간 친선증진등이다.』
-「파리」서 평화회담 미국대표인 「해리먼」「밴스」씨를, 「로마」서 교황「바오로」6세를 만났는데 공식사명을 띠고 외유중인것 아닌가?
『아니다. 불교봉사회를 위한 여행이다. 어느 나라의 공금이고 간에 한푼도 보조를 받고 있지 않다.』 <김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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