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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둘 다니엘 수사도 도자기 직접 굽는 테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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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다니엘 수사

테제 공동체는 아무런 외부의 도움 없이 모든 필요 경비를 100% 자체 조달한다.

 창설자 로제 수사는 돈 문제에 관한 엄격한 규정을 만들어 놓았다. 만약 수사가 재산 상속을 받으면 전액 가난한 사람을 돕는 데 써야 한다. 방문자들이 내는 하루 1만∼2만원의 체재비는 방문자를 위해 모두 쓰여진다.

 수사들은 순전히 자신들이 번 돈으로만 먹고 산다. 처음 수사들은 농사도 지었다고 한다. 하지만 거의 공동체 초창기부터 도자기를 만들어 팔아 왔다. 도자기는 테제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비둘기 모양의 펜던트와 함께 공동체의 주 수입원이다.

수사들이 벌어 쓰고 남는 돈은 비영리 자선기금인 ‘희망기금(Operation Hope)’으로 넘겨진다.

 희망기금은 그 동안 북한 옥수수 지원, 에티오피아 에이즈 구제 등 국제 구난 활동을 해왔다. 아프리카나 중남미 저개발국가들의 청년들이 테제를 방문하는 데 필요한 경비도 지원한다.

 이번 취재 도중 도자기를 제작하는 1921년생 다니엘 수사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공동체의 창설 멤버 격이다. 생긴 지 몇 년 되지 않아 공동체에 합류했다. 아흔둘의 나이임에도 누구보다 열심히 도자기를 만든다고 한다. 한국과 프랑스 도예가들의 교류전에도 참가한 적이 있는 프로 작가다. 그의 작품은 개당 수 백 유로씩 나간다고 한다.

 그에게 도자기 만드는 일의 의미를 물었다. 대답은 이랬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다. 도자기 제작은 나를 자연의 핵심으로 안내한다. 도자기를 만들 때 신앙 생활에서 느끼는 종교적 감정과 다를 게 없는 느낌을 받는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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