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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살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새파란 사회 초년생이 된지 한달쯤에 나는 벌써부터 시디신 자두를 깨무는 심정이다. 얼마전 상사의 문책에 나는 울음보를 터뜨리며 이것이 바로 시집살이의 시초구나 절감할수 있었다.
발령받고 첫 출근하던 날 선배들은 시집살이할 각오가 돼있느냐고 내게는 좀 어려운 뜻의 말을 했었다.
따분한 집 지키기 생활보다 피곤하지만 동료직원들은 친절했고 또 나는 내담당업무에 긍지같은 걸 갖고있던터라, 직장을 시집살이에 비유한 선배들의「유머」에 동조할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웬걸, 그말은 진리중의 진리가 아닌가!
옛날 어머니들은 고되고 어려운 시집살이에 견뎌사느라고 속병이 생긴다는 얘기를 상기하며 새삼 내꼴이 처량해지고 말았다.
일거리가 없어도 상사가 퇴근을 않는한 일이 있든없든 언제까지라도 죽치고 앉아있어야한다.
그러한 모순에서부터 여러가지 불만을 털어놓았더니, 사회 대선배왈,『사회라는게 그런겁니다.』『오호라, 시집살이치고도 지독한 시집살이구나.』나는 신파조의 푸념을 하면서. 어서 사회초년생의 테두리에서 벗어나고 싶을 따름이다.<최서윤·강릉도 영초읍 영흥1리 최준성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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