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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 함양 버스 굴러 21명 사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8일 하오 경남함양과 충북청원에서 추석을 쇠고 돌아가는 손님을 가득 태운「버스」가 고갯길에서 낭떠러지로 굴러 21명이 사망하고 1백47명의 중경상자를 냈다. 이 사고「버스」등은 모두 정원의 곱을 태우고 고갯길을 달리다가 사고를 낸 것이다.
【피반령 사고현장=이희천·배건식기자】8일하오 4시30분쯤 충북청원군가덕면계산리 속칭 피반령마루에서 l백7명을 태우고 청주로 가던 충북영39호「버스」(운전사 백충현·27)가 높이 75미터의 바위벼랑으로 굴러 떨어져 13명이 숨지고(7명은 병원서 사망)94명이 몹시 다쳤다.
중상자들은 청주시내 신욋과등 6개병원에 나눠 가료중이나 10여명은 생명이 위독하다.
이「버스」는 이날 하오3시30분쯤 보은군 회북면에서 추석을 쉬고 돌아가는 손님을 정원56명의 배가되는 1백7명을 태우고 가다 이런 참사를 빚었다.
사고가 난 곳은 이쪽 저쪽 30리 고개라고 불리는 경사30도 가량의 가파르고 좁은(길너비약5미터)험한 길.
고개마루에서「브레이크」고장을 일으킨「버스」는 내리막길에 들어서면서 걷잡을 수 없이 벼랑으로 곤두박질, 10여회나 바람개비 돌 듯 구른 끝에 75미터 아래에 있는 아름드리 소나무 뿌리를 송두리째 뽑아 버리고 그 위에 뒤집혀졌다.
원 모습을 찾을 수 없으리만큼 몹시 부서진 차체는 세 바퀴가 모두 빠지고「버스」천장과「시트」가 맞붙어버렸다.
차체가 바위에 부딪치며 튕기는 바람에 발들여 놓을 틈도 없이 들어찼던 손님들은 모두 차 밖으로 튀어나와 버리고 차안에는 처참한 시체1구가 남아 있을 뿐이었다.
이날 군인2명을 태우고 보온군회북면에 이르렀던「택시」충북영 1-l004운전사 이종복씨(32)가 먼저 사고현장을 발견, 경찰에 신고, 경찰과 인근주둔 공병대가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벌여 9일 상오1시쯤 사상자들을 모두 끌어올렸다. 이 사고에서 몸에 상처하나 안 입고 살아난 행운의 소년도 있다.
회남면 친구집에 다녀오던 청원군 문의면 구용리 33 김용구씨(63)의 3남 김태중군(19)은 고개마루서「버스」가 잠깐 쉴 때 내렸다가 맨 나중에 올라타「버스」가 구르는 순간 채 닫히지 않은 뒷문으로 뛰어내렸다. 차가 구르는 반동으로 공중에 떴다가 바위벼랑 한귀퉁이 낙엽 더미 위에 떨어진 김군은 정신을 가다듬고 아래를 굽어보니「버스」는 바람개비처럼 무서운 속도로 돌며 떨어지더라는 것이다. 김군은 곧장 벼랑 아래로 내려가 중상자를 업어 올리기 시작, 다섯 명을 큰길까지 업어 나른 뒤 쓰러졌다고 한다. 경찰은 운전사 백씨를 업무상 과실치사상혐의로 긴급 구속하고 차주인 대성여객사장 박흥용씨(62)도 업무상과실치사상 및 도로운송법위반혐의로 입건했다.
◇사망자 ▲박양현(26·여·청원군 문의면 상장리) ▲오기환(22·남·보은군 회북면 오동리) ▲송복헌(45·남·청주시 내덕동 산1) ▲이덕련(25·여·청주시 소운등) ▲양석훈(31·청주시 석교동) ▲김문회(43·청주시 사직동) ▲유옥경(1·여·대덕군 북면 석봉리) 여자 ▲60세쯤 된 남자(흰겹 바지저고리차림) ▲50세쯤의 여자(검은치마 흰저고리 차림) ▲35세쯤 된 여자 ▲윤창영(28·남·청원군 미원면 중리) ▲김복순(58·여·보은군 해남면 신곡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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