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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낯설어 … 피아트·시트로엥 판매 게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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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4만4258대 vs 942대.

 BMW·메르세데스벤츠·폴크스바겐·아우디·도요타 등 국내 수입차 판매량 상위 5개 브랜드와 인피니티·시트로엥·피아트·캐딜락·미쓰비시 등 하위 5개 브랜드의 올 1~5월 판매량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5월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14.5% 증가한 1만3411대. 올 4월에 세운 최다 판매기록(1만3320대)을 갈아치웠다. 그러나 수입차라고 모두 다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협회에 등록된 15개사 25개 브랜드 중 올 1~5월 판매량 기준 점유율이 1% 미만인 브랜드는 7개였다. 이 중 대당 차값이 수억원에 이르는 롤스로이스·벤틀리를 제외하고 하위 5개 브랜드 점유율은 모두 합쳐도 1.5%를 가까스로 넘는 수준이다.

 ◆아직 생소한 ‘재수생’ 피아트·시트로엥=올 2월 3개 모델을 들여와 국내 판매를 재개한 이탈리아 브랜드 피아트는 올 1~5월 총 155대를 팔았다. 피아트는 친퀘첸토(500) 국내 출시 전 BMW 미니, 닛산 큐브, 시트로엥 DS3 등 경쟁 모델의 국내 판매 상황을 살펴보는 등 공을 들였다. 하지만 올 4월까지 판매량은 65대에 그쳤다. 피아트를 수입하는 크라이슬러코리아 관계자는 “국내 출시 4개월밖에 되지 않아 판매 부진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판매대수에 연연하지 않고 2014년형을 준비하고 있으며 가격 재조정 등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피아트는 최근 서울 압구정동 한복판에 친퀘첸토를 전시하고 6월 한 달 동안 친퀘첸토 팝(500 POP)과 친퀘첸토 라운지(500 Lounge)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24개월 무이자 할부 또는 취·등록세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국내 판매를 시작한 프랑스 브랜드 시트로엥도 아직 국내 소비자에겐 낯설다. “도로에 나가면 누구나 한 번쯤 쳐다보는 멋진 디자인”이라는 전문가들의 호평과 L당 20.2㎞(DS3 1.4 e-HDi CHIC 모델)에 이르는 뛰어난 연비에도 불구하고 올 1~5월 브랜드 전체 판매량은 176대에 불과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피아트와 시트로엥은 독일차 강세 속에서 또 다른 유럽차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브랜드”라며 “모두 과거 국내 시장에서 실패를 겪은 경험이 있어 이번엔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춤한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인피니티=미국 GM의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과 일본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도 각각 점유율 0.22%, 0.61%를 기록하며 부진한 양상이다. 특히 ‘2013년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으며 국내 시장에서 ‘BMW 3시리즈 대항마’로 기대를 모았던 캐딜락 ATS는 올 들어 4월까지 판매량 23대에 그쳤다. 캐딜락 국내 영업을 담당하는 GM코리아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최근 몇 년간 신차 출시가 뜸해 경쟁사보다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었다”며 “국내 인프라가 풍부한 한국GM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GM코리아는 이달 16일까지 전국 4개 캐딜락 전시장에서 ATS 시승행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국내에서 8개 모델을 판매 중인 인피니티는 “디젤차나 저배기량 차 등 ‘경제성’에 집중되는 최근 트렌드와 다소 거리가 있었다”며 “올 하반기 스포츠 세단 Q50의 국내 출시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인피니티는 2014년형 모델부터 모델명에 붙던 알페벳 G 대신 Q를 사용하게 된다. 인피니티는 6월 한 달간 G25 모델의 가격을 기존 4340만원에서 3770만원으로 570만원 낮춘 ‘스마트 모델’ 사전계약도 시작했다.

 ◆개점 휴업 중인 미쓰비시=미쓰비시는 올 1~5월 99대를 판매, 점유율 0.16%를 기록하며 롤스로이스·벤틀리를 제외하고는 가장 저조한 실적을 냈다. 업계에서는 “한국 시장에서 또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소문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언론 홍보 등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는 경쟁사들과 달리 미쓰비시는 사실상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미쓰비씨는 판매량 저조로 인해 국내에 차량을 추가로 들여오지 않고 있다. 다만 이미 국내에 들여온 재고를 모두 소진시킨 후 내년에 새로운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CXC모터스 관계자는 “현재 여의도·강남·분당 3곳의 전시장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며 “현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RVR 2WD 몇 대 남은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영업실적이 부진한 것은 맞지만 철수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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