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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등진 「모틸론」나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베네수엘라」 의 산중엔 아직도 문명의 세계를 전혀 모르는 「모틴론」이라는 원주민이 살고있어 여러가지로 흥미를 끌고있다.
하천지대나 호수지방에 살고있는 「구아지라」토인들과는 달라 이들은 아직까지도 아무런 부끄러움 없이 거의 나체생활을 하고있는데 그들에게 문명의 그림자가 있다면 머리를 빗는다든가 음식을 담는그릇을 가지고 있는 정도다.
그들은 옥수수나 감자를 경작하는 이외에는 그늘에 앉아 더위를 피하거나 창칼을 다듬는게 일과다.
아직도 이「모틸론」족은 정부의 혜택을 받아보기는커녕 국적조차 부여받지못하고 있으며 그저 산중토인으로만 알려져있다.
재미있는것은 이들이 4, 5년에 한번정도는 문명세계 구경을 하고있다는 사실이다.
선거때가 되면 이나라 여당이 「트럭」을 몰고와서 이들을 문명인이 득실거리는 이방지대(?)로끌고간다. 이들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후보의 정당「카드」(색깔로 구변돼있음)를 돌려받고 투표함에 넣음으로써 하루의 문명세계 구경을 마치는게 일쑤라고 시골농부가 귀띔해준다.
퍽 온순하고 평화스러운 그들이었으나 백인이 혼자 찾아가면 돌아오질 못한다는게 이곳의 얘기였으며 백인사회를 무척 저주한다고 한다.
여자는 나이를 가릴것없이 몸만 갖추어지면 먼저 추장에게 선을 보이고 사냥에서 공을 세운 장사에게 뽑혀 시집가는게 가장 좋은 결혼이라고 한다.
결혼식날은 곧 축제일이되며 돼지를 매달아 놓고 감자로 빚은 술을 퍼 마시며 특이한 그들의 축가와 추장의 감시하에 새쌍은 신방으로 들어가게 돼있다.
생일도 나이도 모르고사는 이「모틸론」족에겐 해질무렵에 시작하여 해뜰무렵까지 계속되는 천둥과 번개가 절대신으로 군림하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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