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궁해 친구 타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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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동대문경찰서는 16일 밤 고향친구를 죽여 금품을 뺏고 시체를 암매장한 박재강(29·전과2범·동대문구 숭인동203)을 살인강도 및 시체유기혐의로 검거했다.
박은 이날 상오 10시쯤 고향인 해남에서 상경한 옛친구 이상화씨(22·숭인동238·신진자동차기술학원생)를 서울 성배구 번동 28 산속으로 꾀어가 쇠망치로 뒷머리를 때려 실신케 하고 노끈으로 목을 졸라 죽인 후 「오리엔트」손목시계(싯가3천원),금반지(싯가4천5백원),신사복 상의, 군화1켤레, 현금 10원등을 뺏었다.
박은 죽은 이씨의 손과 다리를 묶어 30여미터나 떨어진 전날 미리 파놓았던 웅덩이에 처넣고 흙을 30센미가량 덮고 달아났었다.
경찰은 이날 밤 피살자의 아버지 이경근씨(58)로부터 상화군이『박과 아침에 일찍 함께 나간 후 밤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자기집에 혼자와 있는 박을 연행했다.
박은 처음엔 범행을 완강히 부인했으나 주머니에서 시계와 금반지를 전당포에 잡힌 전표가 나오자 범행을 자백했다.
박은 이날 상오7시쯤 이씨를 찾아가『산속에 도둑들이「텔리비젼」을 대량으로 훔쳐내 숨겨놨으니 형사를 가장, 같이 가서 뺏자』고 꾀어내 범행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행때 쓴 쇠망치와 전당포에 맡긴 금반지 시계등을 증거물로 압수하는 한편 17일 새벽 범행현장에서 암매장 됐던 이씨의 시체를 파냈다.
범인 박은 1주일전 안양교도소에서 알게된 김동호씨(33)를 을지로에서 만났는데 혼자 있는 자기를 동경, 김씨로부터『참한 색시를 소개해주겠다』는 약속을 받고『소개 받은 여인과 만날 때 입을 양복 한 벌을 마련키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범행동기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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