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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신 헤어지지 말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대판=조동오특파원】사진 한장만을 들고 양엄마를 찾아 일본에 밀항했던 김양숙양(l3)이 21일하오5시15분 일본측의 조처로 60일동안 갇혀 있던「후꾸오까」(복강)출입국관리소 6층 수용소감방을 나와 그리던 엄마의 품에 안겼다.
딸 양숙양을 품에안은 오양자씨(36·대판시생야구대우정6정목 일본명풍전양자)는 『이제는 다시 헤어지지 말자』고 손목을 꼭 쥐고 다짐하면서 한일양국에 메아리진 온정에 감사한다고 「아리가도」(고맙습니다)를 연발했다.
이날 하오3시로 예정됐던 석방이 2시간연기, 5시15분에 수용소의 문이 열리자 양숙양은『엄마』라고 부르며 뜀박질로 달려나와 문밖에서 기다리던 엄마에게 매달렸다.
양숙양은 어머니가 넣어준 흰 줄무늬가있는 파란「원피스」에 흰 모자를 쓰고 있었고 양숙양모녀를 둘러쌌던 60여「카메라맨」들은 한동안「플래쉬」를 터뜨렸다. 모녀는『고맙습니다』란 말을 되풀이할 뿐 다른 말을 잇지 못했다.
양숙양의 가석방은 복강주재한국영사 염용섭씨가 신원을 보증, 2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그를 인수한다는 신변인수서에 서명함으로써 이루어졌는데 양영사는 기쁨에 넘친 모녀를 지켜보면서 눈시울을 적시었다.
양숙양은 수용소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어머니를 만난다는 기쁨으로 부산에서 밀항선을 탔기때문에 파도도 어둠도 두렵지 않았다』고 되새기고 『엄마 속안썩이고 말잘듣겠다』고 말했다. 또 오여인은『꿈만 같습니다. 앞으로 법무대신의 특별체류허가를 얻는 일이 남았지만 여러분이 애써주시니 잘될것으로 믿습니다』라고 말했다.
양숙양 모녀는 영사관에서 주선한 차편으로 북강영사관을 방문, 정문순총영사에게 고맙다고 인사한 다음 이날 밤9시15분 JAL기편으로 대판(오오사까)으로와 어머니 집에서 난생처음으로 두동생과 두오빠를 만났다.
양숙양은 언니가 되는 오여인의 전남편 소생 명립(16) 형자(17)양 두 남매를 만나자 『양숙입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했다.
집에 온 양숙양은 계속밀려든 보도진으로 22일상오3시나 되어 잠자리에 들었고 2시간만인 5시에 일어났다.
양숙양은 22일 상오중에 NHK와 NEC·TV에 나간 뒤 구청과 대판출입국 관리소에 들러 신고를 할 예정.
양숙양은 특별재허가가 내릴때까지 대판에만 머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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