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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반복하면 치매 의심 … 조기 치료 땐 일상생활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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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범 신경과의원 원장.

2012년 치매 환자 수는 54만여 명이다. 이는 65세 노인 11명 중 1명(9.18%)이 치매를 앓고 있다는 말이다. 2024년도에는 치매환자가 10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한다. 의학의 발달로 고령화 사회가 됐기 때문이다. 치매는 환자 자신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에 끼치는 부담이 크다. 도화범신경과 도화범 원장을 만나 치매 예방법과 치료에 대해 들어봤다.

건망증은 어떤 사실을 잠시 잊어버리지만 차근차근 더듬어 보거나 힌트를 주면 기억을 다시 해 낼 수 있다. 하지만 치매에서 보이는 기억장애는 지나간 사실 자체를 전혀 기억해 내지 못하게 된다.

 치매의 초기 증상은 보통 노화에 의한 자연스러운 증상으로 오해돼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환자는 기억력 저하로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거나 같은 질문을 여러 번 되풀이하기도 한다.

 평소 문제없이 잘하던 요리하기, 장보기, 길 찾기, 전화기 사용 등 일상적인 활동에 문제가 있어 실수를 반복하게 되면 초기 치매를 의심해볼 수 있다.

전문의의 자세한 문진 및 신경학적 진찰과 신경심리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신경심리검사는 기억력, 주의집중력, 언어능력, 수행능력, 계산능력과 시공간감각 등을 검사한다. 일단 치매라고 판단이 되면 원인을 밝히기 위해 뇌자기공명영상(MRI), 혈액검사, 뇌파검사 등을 시행한다.

 치매의 원인 중 70%정도가 알츠하이머병이라고 불리는 뇌의 퇴행성 질환에 의해 발생하며 독성 단백질들이 뇌에 쌓여 신경세포가 손상을 입게 되면서 증상이 나타난다. 다음은 혈관성치매가 20% 정도를 차지한다.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당뇨병 등의 원인으로 인해 뇌졸중이 발생해 인지기능이 감소하는 것을 ‘혈관성치매’라고 한다. 이외에 우울증, 뇌수종, 갑상선기능저하증, 경막하 혈종, 약물중독, 뇌염 등으로 치매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치료를 위해서는 조기에 원인을 찾아내 진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면 완치 시킬 수 있는 경우도 있다. 혈관성 치매는 고혈압과 당뇨병 등을 철저히 조절하고 항혈전제를 투여해 뇌졸중의 재발을 예방함과 동시에 인지기능을 개선시키는 약물 치료를 한다.

 알츠하이머병인 경우에는 질환 초기에 꾸준하게 ‘항콜린에스테라제’라는 약물을 투여해 증상이 호전될 수 있으며 질환의 경과를 수년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약물 이외에 다양한 비약물 치료로도 인지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향후 수년 내에 치매 예방 백신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치매의 조기 발견과 치료는 치매 환자들의 사회 복귀와 일상생활의 유지를 돕고 치매를 앓고 있는 가족들의 고통과 사회 문제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다.

재미로 즐기는 고스톱 노인 치매 예방에 효과

Q. 치매도 유전이 되나요?

A. 반드시 유전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단지 특정한 치매의 종류에 따라 유전적인 위험 요소가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Q. 기억력은 문제가 없는데 치매일 수도 있나요?

A. 초기의 치매 환자의 기억 장애의 특징은 주로 최근의 기억이 손상이 먼저 오게 되고 오래된 기억은 온전히 유지합니다. 또한 기억 장애는 심하지 않으면서 성격의 변화가 오거나 행동의 이상이 먼저 나타나는 치매도 있기 때문에 섣불리 단정하면 안됩니다.

Q. 고스톱이 치매를 예방할 수 있을까요?

A. 틀린 말은 아닙니다. 고스톱 자체로 치매를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두뇌 활동을 하는 것이 뇌세포를 활성화 시켜주어 간접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치매 예방을 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신체적 활동과 두뇌 활동이 필요하며, 사회생활을 많이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Q. 치매는 걸리면 치료할 수 없는 불치병인가요?

A. 치매는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다르며 예후도 많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초기에 정확한 감별 진단하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치매 환자 중의 일부는 완치되어 정상적인 인지기능으로 회복될 수도 있습니다. 다수의 치매 환자들이 조기에 치료를 하면 치매의 진행을 현저히 늦출 수거나 인지기능을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만약 초기에 치료를 하지 못하면 스스로 일상생활 관리가 불가능해지며 요양원으로의 입소시기가 빨라지게 됩니다.

정리=장찬우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도움말=도화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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