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구긴 채권왕…빌 그로스, 4년8개월래 최저 수익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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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호 20면

‘채권왕’ 빌 그로스(69)가 운용하는 ‘토털리턴펀드’의 수익률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그는 세계 최대 채권펀드회사인 핌코의 설립자이자 최고투자책임자(CIO)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토털리턴펀드의 5월 수익률은 -1.9%를 기록했다”며 “월 단위로는 2008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이어 “연방준비제도(Fedㆍ이하 연준)가 국채 매입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채권 값이 약세로 돌아선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연준은 공격적인 국채 매입 정책을 펴 채권금리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해 왔다. 현재 미 국채(10년물)의 수익률은 2.158%다.

문제는 토털리턴펀드가 기록한 수익률이 시장 평균보다 좋지 않다는 점이다. 한 예로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스가 추정한 전체 채권지수는 같은 기간 1.62% 떨어지는 데 그쳤다.

수익률이 지난달 크게 떨어진 탓에 이 펀드의 경우 올 1월부터 지난달 30일까지의 누적 수익률도 -0.15%로 낮아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4.88%의 수익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채권투자 환경이 갈수록 불리해지고 있다는 점도 그로스에게는 부담이다. 그로스는 지난 4월 낸 펀드 운용보고서에서 “현재 상황이 좋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 말 33%였던 토털리턴펀드 내 미국 국채의 비중은 4월 39%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그로스는 펀드 수익률 하락에 크게 개의치 않는 대범한 모습이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핌코는 만기 5~10년의 미 국채를 좋아한다”며 “올해 미국 경제는 1.7%가량 성장할 것인 만큼 연준은 당장 양적 완화 규모를 줄이지 않을 것(NO tapering for now)이고 기준금리도 장기간 0.25% 선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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