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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창가에 관엽식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외국에서 6년동안 내내 「아파트」살이였다. 귀국한지 이제 3개월. 또「아파트」를 면할길이없다.
그런대로 2층의 15평은 깨끗하고 편리하게 꾸며져있다. 두 아이와 함께 아늑하게 쉴 수있는 공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답답한 것은 푸르름이 없다는 점이다. 창을열면 더욱 살벌한 느낌이다.
「파리」나 「로마」에선 비록 「아파트」지만 창에 푸르름이 그득했다. 「파리」의「빌다브레이」주택가, 역시 그곳에서도 2층「아파트」에 들고있었는데 창을 열면 우거진 잡목림이 다정하게 다가선다. 계절이 바뀔때마다 그수풀의 변화는 언제나 한폭그림이다. 연한 연두색부터 점점 짙은 녹색으로 변한다. 그리고 단풍으로 물들어 아름다운 가을과 이어 쓸쓸한 겨울.
그잠목림이 가장 풍성함을 자랑하는것은 7∼8월 한더위다. 그 푸르름은 마치 보는 눈과 마음에 녹색 물감이 스며올듯 싱그럽다. 그리고 더위를 잊게한다.
이제 뜰이 없는「아파트」. 창밖에 푸른 숲대신 산등성이를 빼빽이 메운 집들의 풍경에서 눈을 쉬게 하는 조처가 필요하다. 그리고 한더위의 시원함을 차리기 위해서도 창가에 관엽식물을 놓기로했다. 그보다도 「파리」「아파트」의추억을 조금이라도 오늘에 옮겨심으려는 나의노력일지도모른다. 계획은풍성하지만 아직 시작이다. 내키보다조금 더큰 고무나무와 「몬스테라」, 갸름갸름한 입사귀를 펴든 선인장, 팔손이, 벌써 우리식구만큼의 화분이 모였다. 앞으로는 조금씩 예산을 늘려 아이들방 동쪽 반평짜리 「베란다」에 작은 화단처럼 꾸며볼 작정이다.
관엽식물은 햇볕을 한나절만 받아도 충분하고 한두그루라도 푸짐함을 주는 식물이다. 더구나 한더위에는 온도가 높아질수록 눈에 띄게 잎은 생기가 돌고 아름다와진다. 이런때 마음대로 온통 잎사귀까지 물을 줄수있으면 더욱 시원하지만 그럴수없는 형편에서 매일같이 부드러운 「스폰지」로 한잎 한잎 닦아주어윤기를더하게한다.
자동세탁기와 건조기가없는 「아파트」에서는 「베란다」와 창가에는 흔히 빨래가 펄렁이고 보기에도 좋은 풍경일수없다.
낮동안 쓰지않는 목욕실을 바람을 잘통하게하여 빨래를 말리도록하고 다만 몇포기의 화분이라도 가꾸면 바깥 풍경까지도 시원해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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