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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질을 바르게(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이제까지 우리나라 학부형들의 교육열의는 세계에서 으뜸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대부분이국가나 사회의 유익한 동량을 키운다는 관념보다는 간판을 따는 것을 중시,『사교육관만 있지 공교육관이 없다』고 진원중교수(서울대사대)는 풀이한다.
진교수는 중학입시가 없어졌지만「엘리트」양성작업은 국민학교입학때부터 계속되어야. 할것이라면서 자질을 발견, 육성하기위해서는 앞으로 아동보다도 학부형의 해이되기쉬운 자세를 바로잡고 학교당국도 이문제에 신경을 써야할것이라고 강조했다.
입시제도개혁에따라 14개의 일류중학을 없애고 고등학교로 전환시킨것은결과적으로 지금까지의자연계대 인문계의 4대6비율을 역비가되는 6대4비율로 개편시켜가겠다던 실업교육육성계획에차질을 가져오게하고있다.
이들 14개교가 모두 인문계중학이어서 결과적으로 1백6개의 인문계고교학급을 늘려준 셈이될 뿐아니라 앞으로 일류고등학교도 역시 인문계가 차지하게된다는 얘기가 되는것이다.
「실과교사에 대해 기술수당을 지급하겠다느니, 외화차관을 들여와 시설투자를 하겠다고 떠들어온 정부의 방침이 자칫 헛구호가 될 위험성마저 풍기게 되었고 이번에 인문계학급을늘린것은 정책부재의 단면을 보인것에 지나지 않는것』이라고 연세대이공대의 한교수는 지적했다.
고려대의 조동필교수는『다른나라에 비해 교육비부담율이 엄청나게 높은 우리나라가(총소득의12·8%)고용계획에 맞지않는 인문계위주교육을 시정하지않음으로써 때마다 고등「룸펜」을 1만여명씩이나 내놓는것은 그피해가 낭비에 그치지않고 사회적불안마저 유도한다』면서 생산적인 교육계획을 세워야한다고 주장했다.
구범모교수(서울대문리대)는 문교부의 평등만 내세우는 정책을 비판하면서「엘리트」교육욱에 집중적으로 힘쓸것을 주장했다.
그는 이념적이고 추상적인「엘리트」보다도 전문화한 사회구조속에 구체적인 지식을 구비한생산적인「엘리트」를 육성할것을 강조했다.
이러기 위해서는 중학과정이 적성에 맞는길을 찾아주는 과정으로 되어야 할것이라는 것이다.
일류중이 없어짐으로써생기는 아무데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은 학원에대한 불신감을 불러일으켜 극성스런 치맛바람대신 방관외면하는 사조를 불러 일으킬것으로 우려를 자아내기도한다.
치맛바람의 새로운 행방도 큰 문제의 하나. E국민학교에서도 극성으로 유명한 L여사는 벌써부터 학과가정교사를「피아노」개인교사로 대치, 열을 올리고있다.
『특기교육은 학생들이 무엇이든 하고싶어할때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어야 하는데도 위대한음악가니 화가, 무용가등으로 아동의 부모가 한정해 버리는사례가 많다』는 정진우씨(서울대음대교수)는 이러한 허영은 오히려 소질을 말살하는것이라고 걱정했다.
학교에 대한 불신감이나 빗나가기쉬운 허영심으로 새로 등장할수있는 「교육부재」현상을 어떻게 막느냐는 문제는 앞으로 문교당국이 부딪쳐 풀어나가야할 커다란 짐이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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