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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밀알된 부부의 컬링 사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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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수고했소. "

"고마워요. 교수님이 뿌린 씨앗이 이제 첫 결실을 본 거죠. "

컬링 남자팀 양영선(44)감독은 우승이 확정된 뒤 남편 김경두(46.경북과학대 사회체육과)교수와 뜨겁게 포옹했다.

법학을 전공한 데다 운동에는 '젬병'이던 양감독은 남편 덕에 컬링에 입문했다가 금메달 감독까지 됐다.

양감독은 "경기를 하면서 하도 속을 태워 입안이 다 헐었다. 남자팀 스킵(작전 지시를 하는 주장 역할) 이동건이 워낙 '한방'을 노리는 스타일이라 간이 덜컹 내려앉는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레슬링 선수 출신인 김교수는 1996년 컬링을 국내에 소개한 장본인이다. '요강단지 굴려놓고 빗자루로 쓰는 놀이'정도로만 알던 컬링을 보급하기 위해 그는 지난 8년을 헌신했다. 전국에 지부를 만들었고, 지난해까지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김씨는 "컬링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체력 부담이 적으면서도 집중력.단결력 등을 키울 수 있다"며 컬링 예찬론을 폈다. 현재는 국내에 컬링장이 한 곳도 없지만 올해 경북도청이 팀을 창단하면서 전용 경기장을 지을 예정이라고 한다.

대표팀은 지난해 4개월 이상을 캐나다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단결력을 키우기 위해 전원이 인명구조요원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요가나 참선을 하고, 놀 때도 당구.볼링 등 성격이 비슷한 종목을 한다.

아오모리=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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