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 하려다보니 구두가 깨끗하지 못했다. 하인을 불러 물으니 『날씨가 궂어서 곧 더러워질 것인데…』하는 것이다. 주인은 그날 하인을 굶겼다. 하인이 그 까닭은 묻자 주인은『어차피 배가 고파질터인데…』하고 꾸짖었다는 「웨브스터」의 이야기이다.
아무리 「뉴·패션」 이라도 어차피 구식화 되는 것이다. 오늘의 「모드」는 흘러가고 그리고 내일의 유행이 다시 창조되는 것이다. 오늘의 미니·스커트」가 긴치마 저고리에서 곧장 짧아진다는 것은 아니다. 몇 번인가 길어졌다 짧아 졌다 한 것이다.
그것은 「인간」을 찾는 인류의 역사와도 같았다. 정신을 강조할 때는 옷이 겹치고 길었고, 육체를 강조 할 때는 옷이 가볍고 짧았다. 「르네상스」시대의 짧던 옷은 「스콜라」시대에 이르러서는 8중9중이었다.
육체가 그만큼 값싼 던 것이다. 그「질식」에서 벗어나려는 몸부림이 19세기말부터 일더니 1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모든 예술이 기수가 되어 그 8중9중의 「답답함」을 벗어버렸다. 조국이 근대화를 부르짖는 오늘 우리 여성들의 치마기장이 아슬아슬하게 짧아져가고 있다.
요즘 여론의 촛점이 되고 있는 여성의 옷기장은 급 「브레이크」를 밟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지난날에 질질 끌리던 치맛자락은 대청마루와 함께 있었던 것이며 널리 사회로 진출한 오늘의 여성들 생활의 발전은 「스커트」기장을 무릎 위까지 가져온 데 불과하다.
장마가 지나면 점차 가라앉는 강물처럼 우리의 내일은 좀더 건실한 것으로 이어져 나갈 것이라는 믿음 같은 것이 배가 고팠다 불렀다 하듯 샘솟는다.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