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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사고의 빈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22일 영동선 제2 육송철교 위를 달리던 객·화 혼합열차가 탈선하여 대거9량이 물 속에 떨어져 전파되고 2량이 반파 되는 사건이 생겼다. 불행 중 다행으로 인명피해는 전혀 없었다 하지만, 철교 위를 달리던 열거가 이처럼 큰 탈선사고를 일으켰다는 것은 우리 나라 철도 교통의 안전도가 심히 불충분하다는 증거로서 사회적인 관심사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밝혀진 사고원인은 앞에서 세 번째 화차의 차 축이 부러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는 물론 직접적인 사고 원인인줄 알지만, 기본원인은 차량이 노후하고 그 정비가 미비한데다가, 열차가 달리는 선로시설이 노후 되어 있거나, 혹은 미비하다는데 있는 것이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점인데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도 철도가 육로수단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또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런 사정에 변함이 없을 것으로 미루어보아 철도교통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여전히 교통행정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음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우리 국가는 자동차 수송을 가지고 철도수송을 대체 내지 보완키 위한 고속기간도로의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그러나 설령, 정부가 의도하는 대로 고속기간도로의 건설을 수년 안으로 완성해 놓는다 하더라도 증가 일로에 있는 교통양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철도를 절대로 구시대의 유물로 타 하게 할 수는 없는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육로의 기본수단으로서의 사명을 다하지 않으면 안될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데 주위를 돌리지 않으면 안 된다.
더군다나 지금 착공 중에 있는 고속도로가 경인·경부간을 연결하는 것에 지나지 않고 동해안과 서해안을 연결하고, 혹은 중앙선에 병행하는 고속도로의 건설이 요원한 것이라면, 적어도 앞으로 5∼10년간은 이 방면에 있어서의 육운은 주로 철도수송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누구도 부정 못할 것이다. 정부당국은 이런 사정을 에누리없이 직시해야 할 것이요, 새로운 것의 건설에만 흥미를 집중하는 반면, 있는 시설의 정비·유지를 소홀히 함으로써 기차를 이용하는 국민에게 불안감을 주어서는 안 된다
현재 우리 나라 철도의 총 연장은 5천1백여km인데 그중41·5%의 선로가 시설 후 25연을 지나 노후단계에 들어섰고, 객·화차의 총 수량 1만3천4백여 량 중 36· 6%에 해당하는 4천8백86량이 25년 이상 사용으로 노후 돼서 신진대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로 말미암아 생겨나는 철도사고가 년 평균3백 건이고 보면, 정부당국은 국민더러 안심하고 기차를 이용하라는 말을 감히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25년을 지난 선로나 차량은 이를 폐기하고 새로운 것으로 대체하는 것이 상식일 것이다. 그렇다면 상기한 선로 및 차량의 노후 율은 그 동안 우리 나라 철도행정이 얼마나 무위 태만하였던가를 단적으로 시준 하는 것이다. 노후 시설을 폐기하고. 신진대사를 하지 못한 데는 물론 여러 가지 애로가 있었기 때문인 줄 안다. 그러나 이제 정부 당국은 우리 나라 철도수송의 안전이 전면적인 위기 직전에 놓여있음을 절실히 인식하고, 예산할당, 그리고 조업원들의 처우개선에 있어서 일대 혁신의 조처를 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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