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폭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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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마른하늘에 천둥만치고 비는내리지않는다. 전국날씨는 계속 맑고 가물다. 올해 벼농사는20%나 감수하리라는 불길한 얘기도있다. 지구의 천기는 지난 7,8년동안 이상한 징후들을 보여주고 있다. 가까이 한국에선 1963년겨울, 이상혹한을 당했다. 그해 겨울은 예년보다 4도1분이나 낮았다. 그러나 이듬해 겨울은 예년보다 5도나 높아서 봄날씨같이 따뜻했다.
최근 「뉴요크」지질연구소의 「브레카」박사는 지구물리학 연차대회에서 『지구는 해마다 써늘해지고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아 관심을 끌고있다. 그는 쉽게 모든 후조들이 게으름을 피우고있는 현상을 지적했다. 기온이야 한란계가 가리켜주겠지만, 새들이 게을러질정도로 지구의 기온현상은 일정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것인 흥미롭다.
「브레카」박사는 6만년내지 8만년안에 북반구에서 남하하는 빙하가 냉동지구를 만들어버릴것이라고 예언했다.
68년, 한국의 여름하늘이 수상하다는 관상대 실무자의 보고도있다(월간중앙7월호). 금년은태양흑점 극대기이다. 그의설명을따르면 흑점은 기상을 다루는 폭군같아서, 그극대기는 대개 수장쩍은 일들을 많이 저지른다. 세계의 기상학자들은 이때만되면 예보가 도무지 맞지않아비명을 올린다.
이상기상은 일단 발생하면 회복이 아주 느리다고 한다. 작년의 대조발은 금년에도 여파를미칠것이라는 이야기다. 천기의 병에도 후유증이있는 모양이다. 이상기상의 원인은 여러 가지로 분석되고 있다. 미·영·소·중공에의한 핵폭탄실험이 지난 20년 동안에 무려 3백여건이나 되었던 사실은 그중요한 이유로 지적되기도한다. 대기속에 이산화탄소가 증가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있다. 하늘은 지구의 공기가 날로 더러워져가는것에 분노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계와 문명의 체취에 그는 질식할지경일것도같다. 실상 그혜택도 제대로 받지못하는 나라에까지 천기이변이골고루 분배되는 것은 은근히 역정도난다. 그럴수록 자연을 극복하는 우리의 노력이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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