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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내내 수십 편 무대에 대구는 세계적 뮤지컬 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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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1일 대구국제뮤지컬이 첫선을 보일 창작뮤지컬 ‘아리랑-경성26년’. [사진 DIMF]

대구와 뉴욕·런던, 세 도시의 공통점은?

정답은 뮤지컬이다. 뉴욕의 브로드웨이와 런던의 웨스트엔드는 뮤지컬이 만들어지고 연중 공연되는 도시다. 물론 대구는 현재로선 뉴욕이나 런던에 비길 바가 못된다. 크게 못 미친다. 차라리 이웃나라 일본이 뮤지컬 세계 3대 시장에 가깝다. 일본의 극단 시키(四界)는 일본 전역에 1000석이 넘는 전용극장 12개를 소유하고 연중 뮤지컬을 공연한다.

 그렇다고 한국이 호락호락하지는 않다. 한국은 뮤지컬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급부상하는 데다 지난 한 해만 창작 뮤지컬 10편이 일본으로 건너갔다. 거기다 대구처럼 한달 가까이 시내 전역에서 작품 수십 편이 무대에 오르는 곳은 전세계에서 유일하다. 대구는 1000석 이상 공연장만 10곳이고 음대도 6곳이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이유리 집행위원장은 “시장 규모로는 서울보다 작지만 대구는 축제가 열리는 데다 관객의 열정 등은 이미 세계적인 뮤지컬 도시”라고 말했다. 국내외 뮤지컬 배우들이 대구 관객의 수준에 반해 앞다퉈 공연을 희망할 정도다.

 7회째를 맞는 올해 뮤지컬 페스티벌은 6월 15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7월 8일까지 24일 동안 계속된다. 개막작은 ‘썬피쉬’(Sunfish)다. 뉴욕에서 심청 이야기를 뮤지컬화해 호평을 받은 작품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DIMF가 제작에 참여했다. 그밖에 ‘해를 품은 달’ ‘아리랑’ 등 초청작만 10편이다.

 이 집행위원장은 “뮤지컬 축제를 관광산업으로 끌어올리겠다”며 “올해는 그 전 단계로 부대행사를 강화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뮤지컬 관람객은 물론 일반 시민에게 체험 폭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부대행사는 뮤지컬 체험존이다. 축제 기간 디자인센터 4층에 무대 미니어처와 분장, 의상 등을 마련해 시민들이 체험할 수 있다. 박칼린 음악감독 등은 토크 콘서트에 나와 뮤지컬과 관련된 이색 직업 10여 가지를 소개한다. 또 주부 1000명을 모아 뮤지컬 ‘맘마미아’에 나오는 춤 ‘댄싱 퀸’을 익힌 뒤 야구장이나 동촌유원지 등지에서 거대한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밖에 해설이 있는 뮤지컬 콘서트와 이태원·박해미 등 스타들은 뮤지컬 전공 학생들에게 마스터클래스도 운영한다.

 가을에는 오페라하우스를 중심으로 오페라축제가 열린다. 10월 4일부터 11월 3일까지 31일 동안 이어지며 올해로 11회를 맞는다. 오페라는 뮤지컬과 함께 대구가 표방하는 ‘공연문화중심도시’의 두 축이다. 축제가 열리지 않을 때는 오페라 관객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아하! 오페라’가 1년에 4차례 공연된다. 2시간이 넘는 작품을 1시간30분 정도로 축약한 오페라다. ‘람메르무어의 루치아’(7월 27일)와 ‘투란도트’(11월 16일)가 남아 있다.

 오페라하우스를 둘러보는 코스도 있다. 건물 입구에는 삼성그룹을 창업한 고 이병철 회장의 전신 동상이 세워져 있다. 1층 로비에는 지난 10년 동안 공연된 주요 오페라의 무대를 보여 주는 미니어처가 있고 ‘투란도트’의 소품은 포토존으로 설치돼 있다. 2층에는 박태원·박태준·추애경(영남지역 최초의 여류성악가) 등 대구가 배출한 음악가의 자료가 정리돼 있다. 4층에는 오페라축제 10년의 포스터와 브로셔 등이 진열돼 있고 객석과 분장실 등도 공개된다. 오페라하우스 김순희 관장은 “오페라하우스가 관광명소가 될 수 있도록 체험 프로그램을 계속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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