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루프 카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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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트인 시야를 확보한 루프 카페가 스타일리시한 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해질 무렵 루프 카페 ‘화수목’을 방문한 사람들이 정겹게 얘기하고 있다.

푸르른 하늘을 바라보면서 미술품을 감상하고, 영화를 보고 캠핑도 한다. 석양을 바라보며 칵테일을 즐길 수도 있다. 도심 속 옥상이 유쾌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멀리 떠나지 않더라도 시내의 건물 옥상에서 특별한 ‘낭만’을 즐길 수 있다. 자연을 느끼며 ‘힐링’도 경험할 수 있다. 사람들이 시내 건물 옥상으로 모여드는 이유다.

“호텔이나 고급 바도 좋지만 색다른 공간에 와보고 싶었어요.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타일리시한 공간을 찾다가 시야가 탁 트인 옥상 카페를 발견하고 바로 예약했죠.”

　멋진 야경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루프 카페‘화수목’을 찾은 직장인 이호연(29·경기도 고양시 일산3동)씨의 말이다. 한 달에 한 번 소규모 파티나 모임을 갖는 이씨는 항상 새로운 공간에 대한 목마름이 있던 차에 멋진 루프 카페를 발견했던 것이다. 최근 이씨처럼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특색 있는 모임 공간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 바로 ‘루프 카페’. 사방이 트인 공간에서 자연과 도시 문화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마음이 답답할 때면 루프 카페를 찾는다는 디자이너 문보영(33·서울 송파구 석촌동)씨는 “드높은 빌딩으로 둘러싸인 도심이지만, 건물 옥상에서 야경을 즐기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금새 기분이 전환된다”고 말했다.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강연문화공간 ‘마이크임팩트 스퀘어’ 제연정 총괄팀장은 “해질녘 옥상 카페는 달빛과 건물의 조명이 어우러져 다른 카페 공간과는 차별화 된다”며 “루프 카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옥상을 활용하는 카페나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루프 카페는 날씨나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단점이 있지만, 자연이라는 훌륭한 인테리어 요소가 있어 공간 연출 비용이 적게 든다. 특화된 분위기 때문에 트렌드 세터들이 몰려들고 각종 행사 의뢰가 많다는 점에서 운영자 입장에서도 남는 장사인 것이다.

실제 캠핑장 옮겨온 듯 완벽하게 꾸며

　옥상에서 간편하게 캠핑을 즐길 수도 있다. 아웃도어 라이프 스타일 어네이티브에서 운영하는 카페 ‘캐빈’의 옥상은 캠핑을 테마로 꾸며졌다. 텐트와 바비큐 그릴, 램프가 설치돼 있어 실제 캠핑장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모닥불을 켜고 바비큐 요리를 즐기면서 가족, 연인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예약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창작공간 서교예술실험센터 옥상에서는 4개의 텐트가 들어섰다. ‘도시 속 무비 캠퍼! 텐트 올나잇’을 타이틀로 두 달 동안 진행된 행사는 옥상을 캠핑장으로 꾸며 ‘휴식’과 ‘힐링’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텐트 상영관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도 있어 문화와 캠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행사라는 평을 받았다.

옥상 갤러리는 온 가족이 좋아해

　옥상이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또 다른 이유는 팝업 스토어 열풍이 한몫 했다. 일정 기간동안 ‘떴다 사라지는’ 팝업 스토어처럼 옥상이 다양한 이벤트 공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형 마트나 백화점의 옥상의 갤러리가 대표적이다.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의 옥상정원에서는 얼마 전 조형 전시물로 상상 속 동물원을 꾸민 ‘가든 아트 사파리 전’이 열려 좋은 반응을 얻었다. 명동 신세계백화점 명품관의 옥상 ‘트리니티 가든’에 가면 유명 조각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움직이는 조각인 ‘모빌’의 창시자 알렉산더 칼더의 작품 ‘Le Cepe’, 현대미술가 제프쿤스의 금속 조형물‘Sacred Heart’를 보기 위해 이 곳을 찾는 사람도 많다.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팀 홍정표 팀장은 “옥상 공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며 “갤러리 옥상 공원은가족들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며 가벼운 산책도 할 수 있어 백화점에 올 때마다 잊지않고 옥상을 찾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글=유희진 기자 yhj@joongang.co.kr, 사진="김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