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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은 굽이굽이|원내총무 난산과 신민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원내총무인선을 둘러싸고 「자중지난」을 거듭하던 신민당은 10일하오의 의원총회가 3차표결에서 정성태의원을 총무로 인준함으로써 간신히 위기를 모면했다.
유진오총재가 지명한 김대중·정성태의원이 5일과 10일상오의 의원총회에서 인준거부됐을때 유총재의 영도력은 한계를 드러낸것이라고 본사람이 많았지만 유씨자신의 「리더쉽」이 비판받기보다는 신민당자체의 당풍이 비난받아야했다. 두차례에걸친 원내총무인준거부때문에 신민당의 위신이 말할수없이 추락했기 때문이다.
인준이 두번이나 거부된것은 어느 특정인, 어느 특정계파의 작용 때문만이 아니었고 그래서 당의 체면손상을 당원모두가 말하면서도 누가누구에게 책임을 묻고 따질수없는 형편이있다.
그만큼 신민당의 판도는 다양하고 내부의 주도권 경쟁은 착잡한 것이다.
유총재가 지도권을 장악한뒤 당요직을 인선할때 비주류는 물론 주류 일부에서 조차 불만을 감내하지 못했다. 주류의 최강단위부대인 진산계는 18인정무위원중 고흥문 김영삼 2명밖에 기용되지못했다고 해서 불만이었고 비주류는 당초부터 유총재를 정면으로 불신했던것. 여기에 개인적인 타산과 당내각「그룹」의 이해가 겹쳐 명예롭지못한 인사파동을 겪은것이다.
10일상오 의원총회에서 박병배의원을 비롯한 몇몇사람들은 유총재의 지명을 만장일치로 인준할것을 제의했으나 사회를맡았던 김영삼의원이 표결로 몰고갔다. 이표결에서 인준안이 부결되자 유총재는 자리를 박차고 퇴장하려했으나 주위에있던 몇몇의원들이 이를 간신히 만류했다고한다. 1·2차표결에서는 비주류와 김영삼씨를 지지하는 일부주류가 반대표를 던진것으로 해석되고있다.
2차인준이 거부된뒤 총재단은 총무인선을 의원총회가 선거할지, 총재에게 임명권을위임할지, 3차지명에의해 다시 인준할지의 여부를 의원총회에 맡기기로했으며 소속의원들은 3차지명을 그대로 인준해서 당의 위신을 바로잡아야 한다는데로 뒤늦게 기울어졌다.
결국 3차지명을받은 정성태의원은 재석 43명중34명의 지지를 받아 인준을 받았다. 이로써 5윌20일의 전당대회이래 끌어오던 인사파동은 일단락되었으나 중앙상무위구성, 중앙상무위에의한 무임소정무위원인준등을계기로 또 한바탕파란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번 신민당이겪은 원내총무난산은 앞으로의 당진로에 큰 영향을 던졌다고볼수있다.
첫째 요직인선에 경합했던 몇몇 중간식력자간의 감정과 각계파의 반목이 이번 인사파동을계기로 한층 심화되었다는 사실이며 둘째로는 당내계파, 특히 주류계가 더욱 다원화됨으로써 당헌상 규정한 강력한 지도체제가 현실적으로 강력히 기능하기 어렵게되었다는점이다. <이태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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